의료인·의료기관 피신청인 미참여로 자동각하 40%...중대한 의료사고 외에 모든 피해 신속·공정하게 구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월 30일 피신청인인 의료인·의료기관의 참여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의료분쟁 조정 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도록 하는 일명 ‘신해철법 강화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2017년 시행된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 제9항인 신해철법은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급 중 일부’에 해당하는 중대한 의료사고의 경우 상대방의 동의가 없어도 조정절차를 자동개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신해철법 적용이 중대한 의료사고에 한정돼 의료분쟁 조정신청건의 40%는 의료인의 참여의사가 없어 개시조차 되지 않고 각하됐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이 최근 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종결된 의료분쟁 신청건수는 2017년 2225건, 2018년 2768건, 2019년 2647건, 2020년 2408건으로 4년간 총 1만 48건이었다.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참여 의사가 없어 자동 각하된 건수는 4년간 3969건으로 전체 신청의 약 40%가 의료인 불참으로 개시되지 못했다. 신해철법 적용으로 자동개시된 신청(4년간 1936건)을 제외하면 약 50%로 더 늘어난다.
강 의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피신청인인 의료인 혹은 의료기관의 참여의사와 상관없이 조정신청에 따라 바로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신해철법 강화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개정안의 내용에 따르면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고자 하는 의사를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통지함으로써,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조항을 없앴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이 조정신청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했다. 조정통보를 받은 피신청인이 14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신청이 각하되도록 했다.
강 의원은 “의료사고의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현실에 맞춰본다면 고소는 피해자에게 너무 어려운 길”이라며 “피해자들이 가장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곳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어야 하는데, 의료인의 의사를 필수로 하는 현행법으로 인해 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이어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하여 조정의 실효성을 제고함으로써 의료사고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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