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방문진료는 의료법상 이미 가능, 커뮤니티케어 찬반과 무관…수가 낮으면 의사들이 참여 안하면 그만"
"수가 10만원 초중반대 전망, 의원급 한정…커뮤니티케어는 의사의 코디네이터 역할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방문진료는 의료법상 이미 가능하다. 그동안 방문진료 수가가 없어서 활성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방문진료 수가를 책정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보고된다. 이번에 책정되는 방문진료 수가는 수년에 걸쳐 긴 흐름으로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과 관계는 없다. 따라서 커뮤니티케어 찬반 여부와도 관련이 없다.”
대한의사협회 성종호 정책이사는 23일 방문진료와 커뮤니티케어를 하나로 묶어 의료계의 반대 여론이 많고 의협이 의원급 의료기관만이 아니라 중소병원에 한해 병원급 의료기관도 참여시키려 한다는 의료계 일부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의협이 서면결의한 커뮤니티케어 수정 의견서는 어디까지나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의견서이고, 방문진료에 국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방문진료는 환자의 병력, 질병,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의사가 환자에 대한 진료 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진료, 처치, 상담, 지도 등을 실시하는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의료법 제33조에 따르면 의사가 응급환자를 진료하거나 환자,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진료를 해야 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방문진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가 책정에 대한 근거가 없어서 활성화되지 못하다가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에서 방문진료 수가를 만들수 있는 개정안이 통과됐다.
의협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방문진료 수가로 의사 1인당 환자 1인에 25만9300원에 행위료, 교통비 등이 별도로 추가된다. 우리나라의 방문진료 수가는 10만원 초중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 일부 의료기관이 방문진료를 독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횟수를 주당 21회로 제한했다.
방문진료 이미 가능, 수가 정해지고 의원급 의사가 원하면 참여 가능
성종호 이사는 “지금도 방문진료는 이미 할 수 있다. 의사들이 이번에 정해지는 방문진료 수가가 마음에 들면 하겠다면 하는 것이고 수가가 너무 낮아서 안하면 못하겠다는 것이다”라며 “방문진료는 모든 의사들의 의무가 아니다. 필요하거나 원하는 의사들이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 이사는 “이번에 방문진료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된 커뮤니티케어 의견서는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커뮤니티케어TF가 모여서 개정해왔다. TF에서 꾸준히 수정 작업을 하고 업그레이드한 다음에 상임이사회에 보고한 것이다. 의견서는 TF에서 서면 결의된 것이지,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서면결의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 이사는 “의견서는 커뮤니티케어에 참여하는 지역의사회에 전달하는 것이며, 지자체가 임의로 커뮤니티케어를 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지자체가 임의로 커뮤니티케어를 전개한다"라며 "의협 차원에서 지역의사회에 의견서를 통해 커뮤니티케어에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수행모델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성 이사는 “의견서가 처음 나왔을 당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설명 기회를 가졌는데 (병원급 의료기관 참여에 대한)특별한 이야기가 없었고,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도 지적이 없었다”라며 “이제와서 의료계 일부에서 갑자기 반대하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 이사는 “특히 의견서는 방문진료만 갖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커뮤니티케어에서 보건의료와 복지의 연결(connection)을 주장하고 있고 의사들이 코디네이터로 참여한다는 의미다. 방문진료는 그 중의 아주 일부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견서는 단기적인 목적을 갖고 만든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의료의 틀 속에서 커뮤니티케어의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며 “의사들이 커뮤니티케어의 코디네이터가 돼야 한다. 각 직역들을 서로 연결하고 소통해야 한다. 의협은 이 역할을 의사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병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방문간호 또는 방문물리치료 등에 활용될 수도
방문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주도하며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모형은 형식적으로만 갖춰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성 이사는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이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주도하고 이를 확대한다고 했다. 중소병원 확대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라며 “커뮤니티케어는 1~2년 갈 것이 아니라 10년, 수십년동안 계속 진행되는 것이다. 커뮤니티케어와 연계해서 의원급 의료기관이 주도하고 병원은 먼 미래를 위해 형식적으로 갖춰놓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 이사는 “의견서는 방문진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의협 집행부가 바뀐 이후에도 연구하고 자료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지역의료포괄케어 등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료를 만든 것이고 당장 병원을 참여시키겠다는 등의 단기적인 목표는 아니다.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중소병원 참여는 정해지지 않았고 의원급이 주도한다”라고 강조했다.
만에 하나 장기적으로 방문진료에 지역 병원이 참여하더라도 대형병원이 아닌 중소병원만 참여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성 이사는 “혹시라도 병원급 의료기관은 추후 방문간호나 방문물리치료에서 필요할 때 고려해볼 수 있다. 방문진료는 의사만 참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 초음파 검사를 비롯해 방문물리치료나 방문간호가 다 포함돼야 한다"라며 "만약 방문물리치료나 방문간호를 한다고 하더라도 지역에 있는 중소병원으로 국한해야 한다”라고 했다.
성 이사는 “이렇게 되면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 병원 직원이 방문물리치료나 방문간호를 나가야 한다. 현행법상 물리치료사나 간호사가 독립적으로 단독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의원급에서 방문물리치료나 방문간호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인력구조상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성 이사는 “커뮤니티케어는 각 나라의 의료제도와 복지와 연결돼있다. 기존의 한국의 의료제도에서 벗어나선 할 수 없다. 방문물리치료나 방문간호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이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물리치료나 간호를 커뮤니티케어 체계에서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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