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4.28 06:13최종 업데이트 16.04.2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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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경 주는 의사 위해 밭을 매겠다"

개원의 첫 의료정책연구소장의 '머슴론'


제8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소장에 취임한 이용민 원장


"의사협회 정책 목표는 의사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무너진 의사의 권리를 정립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들이 목 말라하는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
 
최근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제8대 소장으로 취임한 이용민(미소퀸의원) 원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이런 각오를 피력했다.

의료정책연구소가 2002년 7월 문을 연 이래 줄곧 의대 교수 출신이 소장을 맡아왔고, 개원의 소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의료정책연구소 소장


개원의 출신이 이끄는 의료정책연구소는 실용적 연구 즉, 의사 회원들의 먹거리와 권익 지향적 연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은 2000년 의약분업을 겪으면서 정치세력화와 싱크탱크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만든 게 의료정책연구소다.
 
하지만 의료정책연구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보자.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7일 4・13 총선을 불과 6일 앞두고 한국갤럽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발표했다.

 
의료정책연구소가 갤럽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보건의료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25%가 '의료비 부담 줄이기'를, 20%가 '공평한 보험료 부과기준 마련'을, 16%가 '보건소, 공공병원 등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강화'를 꼽았다는 게 요지다.
 
기자는 이 보도자료에서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름을 삭제한 뒤 지인 의사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면서 "어디에서 보낸 자료 같으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복지부가 여론조사하면 어울릴 것 같은 내용"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여야 정당에 총선 공약을 제안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몇 달 일찍 조사를 했어야 했다.
 
의료정책연구소가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의료비 부담 축소, 보험료 부과기준 개선과 같은 연구를 할 리도 만무하다.
 
'보건소, 공공병원 등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강화' 선택 문항은 일반 의사들의 입장에 반할 뿐만 아니라 보건소의 진료기능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용민 소장의 표현처럼 '새경'은 의사 회원들에게 받고, 엉뚱하게 남의 밭을 열심히 매는 머슴 격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의사들의 또다른 불만은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상당수 연구보고서가 연구소 설립취지인 '실천적 정책대안' 생산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정책연구소가 연구보고서를 발간해도 기사 한줄 안 나오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게 현실이다.
 
이용민 소장은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건강한 의료정책을 생산해 정부 정책과 입법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결과물을 의협에 제공해 정책결실을 맺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들이 당면해 신음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민생현안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파악하고 대안을 찾겠다"고도 했다.
 

의사 편향적인 연구에만 집중할 경우 의료정책연구소의 대외적인 권위를 실추시킬 우려도 있다.

그런 점에서 개원의 최초 연구소장이 어느 정도 균형감각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개원의 #이용민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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