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학장 회의서 여야의정 지속 참여 여부 등 논의 예정…정부·여당 의대 신설 선언, 의협 비대위 요청 등 영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여야의정 협의체 지속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들어갔다.
의정 갈등 9개월 만에 어렵게 마련된 협상 테이블이 출범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존속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KAMC는 29일 의대·의전원 학장·학원장 회의를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학장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사회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KAMC의 이같은 움직임은 협의체에서 의대정원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협의체 출범 당시와 외부 여건이 크게 달라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대화 상대인 정부·여당이 최근 국립의대 신설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KAMC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KAMC와 대한의학회는 지난달 22일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선언했다. 의정 간 갈등의 골이 깊은 가운데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의료계의 비난을 감수하고 내린 결단이었다.
이에 두 단체는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의대생 휴학 승인과 2025년 및 2026년 의대정원 논의 등을 내걸었다. 휴학 승인은 받아들여졌지만, 2025년 의대정원 문제는 지난 3차례 회의에서도 매듭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전남 국립의대, 여당은 경북 국립의대 신설까지 약속하고 나섰다. 협의체에 참여한 의료계 단체들로서는 정부·여당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KAMC 관계자는 “정부와 전혀 말이 안 통한다. 우리가 벽에 대고 얘기할 순 없지 않느냐”며 “학생들이 돌아올 명분을 만들어 달라고 협의체 들어간 건데 지금 그 명분이 사실상 백지화가 돼버린 상태”라고 했다.
특히 정부·여당이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리 입장에선 황당하다. 지금 이를 꽉 물고 버텨보는 건데 그게 도를 넘으면 못 견디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KAMC 내부적으로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최종 결정은 결국 이사회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주 일요일까지는 협의체 회의에 참석할 것 같은데, 그때 (정부·여당에서) 무슨 얘기가 나오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새롭게 출범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KAMC와 의학회에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나올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도 KAMC의 부담을 키우는 대목이다.
의협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KAMC와 의학회를 향해 “물론 두 단체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이제 의료계 전 직역이 하나로 모인 의협 비대위가 구성됐으니 무거운 짐을 벗고 거기(여야의정 협의체)서 나오는 게 어떨까 싶다”고 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