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교수 비대위 "정부, 혹세무민 태도에 전공의·의대생 의료 현장 떠나…정부 행태로 필수의료 이미 붕괴"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이 오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한다.
20일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과 의대 정원 확대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최근 정부의 의료정책이 "현재와 미래의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한민국 의료수준을 저하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의료를 책임질 미래 세대의 가치와 역할을 왜곡함으로써 심각하게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배움의 자리를 떠났다, 그 자리를 교수들이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고대의료원 교수 비대위는 현 정부가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하며 의료계가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비난하며, 집단 이기주의라는 프레임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국민이 겪는 불편함도 악용하여 '남 탓'을 하고, '남 일'처럼 대하며,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적반하장, 안하무인의 태도로 일관했다. 정부는 10년 뒤 필수 의료 인력의 시급성을 이야기하며, 현재 필수 의료 인력 3만 명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않고 있다. 의료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데 거침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비대위는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자세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라는 포장 뒤에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행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고대의료원 교수들이 비대위를 결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정부의 2000명 의대생 증원에 대한 정책과 교육부의 배정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필수 의료에 대하여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의대생과 전공의와 함께 바른 의료정책으로 향하고자 2024년 3월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을 향해서는 "의료 현장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책임질 수 있도록, 전공의와 의대생이 미래 대한민국의 건강과 생명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재차 정부를 향해 "부족한 근거와 왜곡된 수치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에 따라 유발된 의료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천명하며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위협을 즉시 중단하고, 잘못된 의료정책 철회 후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문]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은 열심히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자 삶의 가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료정책은 현재와 미래의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저하하고, 대한민국의 의료를 책임질 미래 세대의 가치와 역할을 왜곡함으로써 심각하게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고자 배움의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들은 집단적 영달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의 의료정책이 불러올 대한민국 의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현장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며, 교수들에게 환자를 잠시 부탁한 것입니다.
교수들은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야기된 의료 혼란 속에서도 최우선인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과 헌신으로 병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의료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끼시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타협의 여지없이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하며, 의대생들과 전공의들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의료계를 과격하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료계가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비난하며, 집단 이기주의라는 프레임으로 호도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겪는 불편함도 악용하여 “남 탓”을 하고, “남 일”처럼 대하며,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적반하장, 안하무인의 태도로 일관하였습니다.
정부는 10년 뒤 필수 의료 인력의 시급성을 이야기하며, 현재 필수 의료 인력 3만 명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데 거침이 없습니다.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자세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라는 포장 뒤에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행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의료 사태의 파국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음에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였고, 하나 된 목소리로 신속하게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2천 명 의대생 증원에 대한 정책과 교육부의 배정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합니다. 필수 의료에 대하여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의대생과 전공의와 함께 바른 의료정책으로 향하고자 2024년 3월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료 현장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책임질 수 있도록, 전공의와 의대생이 미래 대한민국의 건강과 생명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십시오.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손상되지 않도록 힘을 보태주십시오.
국민을 위한 의료 현안이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십시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은 대한민국 의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고한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부족한 근거와 왜곡된 수치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에 따라 유발된 의료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천명하는 바이다.
교육 여건이 확보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정부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의대생 증원 배정은 당장멈추어야 한다. 학생 교육의 주체이자 당사자인 의과대학 교수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이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정부의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는 혹세무민의 태도에 분노하여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료 현장을 떠나고 말았다. 전공의와 의대생은 필수 의료를 책임질 미래의 인재들이다. 의료 개혁이라는 근거 없는 명목으로 사람을 살릴 인재들을 떠나게 한 정부의 자가당착적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 정부의 잘못된 행태로 필수 의료는 이미 붕괴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태의 끝은 되돌릴 수 없음을 경고한다.
대한민국 정부에게,
하나, 현 의료대란의 해결을 위해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비방과 위협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하나, 잘못된 의료 정책과 정원 확대 추진을 철회하고, 필수 의료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진정성 있는 정책 추진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지금도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정책 추진이 지속되고,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는 경우, 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하여 의료원 전체 교수의 자발적 사직을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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