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의대정원 대폭 증원에 맞춰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방안으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도입을 재추진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역의사양성법과 공공의대설립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기로 하면서 실질적인 입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같은 당 의원 21인과 함께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같은 이름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보건복지위 전제회의를 통과했으나 끝내 본회의 문턱에 걸려 불발됐다.
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 의원은 재차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즉각 발의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의대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4610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도 비수도권 및 의료취약지에 근무하지 않으면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수는 OECD 평균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6명에 불과하며, 지역별로는 서울 3.2명, 광주 2.6명, 부산 2.4명 등 광역시는 평균치를 상회하지만 전남은 1.7명에 불과함. 지방의 의사인력 부족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국 지방의료원 35곳의 의사 결원율은 지난 2018년 7.6%에서 2022년 14.5%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의료취약지 등 특정 지역에서 의무복무할 것을 전제로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지역의사제는 국민들 대다수가 찬성하는 제도"라며 "지역의사선발전형을 통해 지역의료에 종사할 학생을 선발해 교육하고, 졸업 후 일정 기간 의료취약지 등 지역에서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지역의 보건의료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역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의원인 전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김윤 교수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의료대란으로 드러난 한국 의료공급체계의 문제점과 공공의료 강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지역의사제와 함께 공공의대 설립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부실한 이유는 건강보험 재정을 기반으로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공급체계가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져 무정부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라며 "그 대책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공병원을 수를 늘리거나 규모를 확충하는 것을 넘어 이제껏 주장해 왔던 공공의대, 지역의사제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공공의대 설치를 위한 법안은 제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가 20대, 21대 국회에서도 반복적으로 발의됐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김성주 의원인 의사면허를 부여받은 사람에게 10년의 의무복무를 부여하고,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면허를 취소하고 의무복무 잔여기간 동안 면허 재발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공의대 설립법이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올라갔으나 폐기된 바 있다.
문제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 모두 의료계가 의대정원 증원만큼이나 반대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 지역의사제 도입법과 공공의대 설립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습 통과했을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당시 "아무리 우수한 의료 인력을 데려다 놓아도 적절한 부대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채 의무복무만 강제한다면 양질의 의료를 기대하기 어렵고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공공의료의 질이 더욱 저하될 것은 자명하다"며 "의료계 등에서도 유감을 표한 두 법안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은 독단적 횡포를 중단하고 즉각 해당 법안들을 폐기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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