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05 06:16최종 업데이트 25.09.0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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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천안병원 1인 중환자실 지었지만…"정부, 재정적·제도적 뒷받침 있어야"

김진영 중환자실장 "건축 비용·인건비 부담 커…수가·평가 체계 개선 및 인건비 지원 필요"

순천향대천안병원 김진영 중환자실장이 21일 병원을 찾은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에게 중환자실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1인 중환자실 구축 등 최근 병원들이 중환자 진료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선 정부도 재정적∙제도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관련기사=친정 찾은 이주영이 병원들에 전한 당부…"못하는 건 못한다 솔직히 말해야"]
 
순천향대천안병원 김진영 중환자실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지난 8월 22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다양한 중환자실 관련 정책을 제안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최근 새 병원을 지으며 중환자실 전체를 1인실로 바꿨다.

1인 중환자실은 감염 예방 측면에서 유리하고 치료 예후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중환자실은 1인실이 기본이지만, 국내의 경우 여전히 개방형 다인실 구조인 병원이 대부분이다. 
 
김 실장은 ▲1인 중환자실 유지를 위한 수가 지원 ▲질 높은 진료 제공에 대한 평가 반영 ▲중환자 진료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1인 중환자실의 경우 개방형 병상 대비 높은 초기 건축 투자 비용이 투입되며, 병동 중앙에서 모든 환자를 모니터링하기 힘든 1인실의 특성상 간호 인력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에 간호차등제의 등급 간 수가 차이를 지금보다 대폭 확대해 병원들이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실장은 “지금은 등급 간 수가 차이가 5만~8만원에 불과하다”며 “등급 간 차등을 크게 두고 기준을 맞췄을 때 보상을 확실히 해줘야 기존 병원도 바뀔 수 있고, 새로 1인 중환자실을 만든 병원들도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순천향대천안병원 응급의학과 이한유 교수, 소아청소년과 류정민 교수, 이주영 의원, 이문수 병원장, 김진영 중환자실장, 신경과 김도의 교수 

1인 중환자실 운영 비율에 대해서는 각종 평가에서 가점을 주거나 병상수 산정 시 일반 병상의 1.5배로 간주해 달라는 제안도 이어졌다.
 
김 실장은 “상급종합병원 평가 등을 잘 받기 위해선 중환자 병상 비율을 늘려야 하는데, 제한된 공간에서 중환자 병상을 늘리려면 결국 일반 병상을 줄여야 한다”며 “그런데 일반 병상을 줄이고 중환자 병상 비율을 늘리면 중환자실 재원일수가 늘어나 정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병원들이 일반 병상을 유지하면서도 중환자 병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1인실에 대해선 병상수 산정 시에 1.5배로 인정해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실제 의료질평가에서 음압격리실은 1병상이 아니고 1.25병상으로 인정해 주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중환자 진료인력 지원과 관련해선 “사명감으로 진료를 하고 있지만 법적 리스크를 의사와 병원이 모두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최근 법원에서 나오는 판결들을 보면서 현장의 의료진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환자 진료인력 인건비 지원 등을 위한 국고 보조금 편성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순천향대천안병원 김민웅 전략기획팀장은 “소아응급의료센터의 경우 법적 기준을 맞추면 전문의 1인당 1억의 정책지원금이 나온다”며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에 대해서도 인건비 지원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 이문수 병원장은 "이주영 의원께서 누구보다 저희 병원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나 어려움을 잘 알아줄 분이라 믿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병원이 선투자하더라도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국회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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