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7.20 15:02최종 업데이트 22.07.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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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 '감염병 위기소통' 전문가 보유한 미국 CDC…질병청은 대변인실 10명 전부

질병청 승격됐지만 감염병 위기소통은 낙제 수준…"소통 역량도 인력도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 등 감염병 시대에 질병관리청의 위기소통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향후 감염병 사태가 5년 주기로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조차 질병청의 대국민 위기대응 소통역량이 낙제점이라는 질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민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감염병 소통 능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은 감염병 정보를 얻는 소통 창구는 언론과 미디어지만 이 또한 신뢰성이 바닥인 상태다. 

20일 서강대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가 최근 성인 4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와 백신소통'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질병관리청(62.1%)과 보건복지부(14.4%)에서 가장 많은 감염병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실제 감염 및 백신 정보를 습득하는 창구는 TV(61.6%)와 인터넷 뉴스(17.4%)가 가장 많았다. 반면 질병청과 식약처 등 정부 및 정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 습득은 6.1%에 그쳤다. 

이처럼 TV와 인터넷을 통한 코로나19와 백신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인포데믹스(악성 루머)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도 이들이었다. 

코로나와 백신 관련 인포데믹스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론 ‘선정적 제목의 기사(69.2%)’, ‘사실 확인 부족으로 부정확한 오보(52.1%)’, ‘메신저로 유통되는 잘못된 정보(46.2%)’,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동일 내용 반복(42.5%)’, ‘특정 제품 및 업체 홍보 광고성 기사(30.8%)’ 등이 꼽혔다. 
 
서강대학교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유현재 센터장

서강대학교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유현재 센터장은 이날 열린 국회토론회에서 "요즘 과학방역이라는 말이 계속되고 있는데 언론 기사만 보면 평범한 내용도 최대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이 달려 기사가 생성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을 보면 주가와 관련해 작전 세력을 보는 것 같다. 노골적으로 특정 회사를 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도 "최근 상황을 보면 진보언론들이 방역대응을 두고 각자도생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현 정권을 비난하기 바쁘다"며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나 의료체계의 변화, 정부의 지향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선정적 기사들로만 도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나서 감염병 상황과 관련된 제대로 된 소통을 이어가야 하지만 그럴만한 여력 조차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질병관리청의 업무 역량과 인력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를 계기로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에서 질병청으로 승격되면서 질병관리청과 복건복지부 간 기능 이관으로 재배치되는 인원을 뺀 순수 증원 인력만 따져도 400여명에 가깝지만 감염병 위기소통 인력과 역량은 여전히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현재 센터장은 "지난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 등 상황에서 정부의 위기대응 소통능력을 보면 역량도 의지도 없는 듯하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만 위기소통을 위해서만 수백 명이 존재한다. 하다못해 삼성전자에서도 몇백 명 수준인데 정부가 이런 역량이 없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탁상우 위기분석담당관.

질병관리청도 이런 부분에 공감을 표하면서 위기관리 역량 향상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호소했다. 

질병관리청 탁상우 위기분석담당관은 "미국 CDC의 경우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담 스페셜리스트만 약 500명에 달한다. 1만5000명 중 500명이니 엄청난 수"라며 "반면 질병청 위기소통 역량은 부족 정도가 아니라 과부족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청 위기소통을 담당하는 대변인실 인원이 10명이 조금 넘는데 이들 모두 코로나19에만 대응하기에도 벅차다. 그런데 원숭이두창까지 발생하면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것 자체가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정부와 학계, 언론 등 전문가들이 만나 논의하고 감염병 상황에서의 위기소통 역량을 늘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가 더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CDC처럼 감염병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풍부하게 담아보자는 취지로 홈페이지 개편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기본적인 것부터 전문가 수준의 내용까지 다양한 정보를 담으려고 한다. 앞으로도 소통 강화와 대중교육 및 홍보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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