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1.08 10:38최종 업데이트 24.11.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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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라이센싱 트렌드 변화, 제약·바이오 기업 생존 전략은?

2022년 이후 기술이전 감소세…신규 모달리티 선점 경쟁에 기술이전 시점 빨라져

신한투자증권 한종수 팀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과거 화학 의약품과 임상 후반 단계에 집중됐던 신약 라이센싱 트렌드가 신규 치료접근법과 임상 앞단 거래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 한종수 팀장은 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개최된 프레스 세미나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라이센싱 트렌드 변화를 소개했다.

한 팀장에 따르면 2019~2021년 기술이전 건수는 증가하고 선수금 규모 역시 급성장했다. 하지만 2022~2023년 기술이전 건수는 감소세를 맞이했다. 2022년 미국의 금리인상과 대형제약사와 바이오텍의 구조조정 사례가 증가하면서 업계 내 거래 활동이 둔화한 영향이다. 이후 기술이전 건수의 회복은 없었으며, 선수금 역시 성장은 멈추거나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거래 규모는 증가세를 보였다.

기술이전이 활발했던 2021년부터 기술이전이 감소한 2023년까지의 기술이전 동향을 살펴보면, 2021년에는 종양 혹은 신경계 위주의 라이센싱 딜(Licensing Deal)이 주를 이뤘다.

신규 치료접근법(모달리티) 관련 거래은 ADC 2건, 면역세포치료제 2건, RNA 치료제 1건, 디스커버리 플랫폼 관련 2건으로 집계됐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거래가 이뤄진 경우에는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여러 파이프라인 관련 거래가 주를 이뤘다. 이 경우 총계약 규모는 커졌다.

2022년에는 주로 플랫폼 위주의 초기 물질 대형 기술이전을 진행했다. 약물 도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동 개발 계약과 관련한 기술이전을 다수 포함한다. 단 공동 약물 개발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전의 경우 토탈 밸류(total value) 대비 선수금의 비율이 물질 이전 계약 대비 낮았다.

2023년에는 파이프라인 위주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이 다수 발생했다. 이는 제약업계에서 주목받는 ADC, 비만·당뇨 치료제 영역에 대한 기술·파이프라인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에 한 팀장은 "라이센싱 딜은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며 "투자, 기술이전, M&A 등이 있다. 투자의 경우 15년 후 약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한다. 기술이전의 경우 6~7년 사이에 약이 된다는 기대를 한다. M&A는 당장 매출을 메꾸는 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은 "라이센싱은 전통적으로 임상 2상이 끝난 물질에 대해서 '3상은 내가 맡겠다'는 것인데, 트렌드가 바뀌었다. 후보물질 탐색과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팀장은 "1990년대를 생각하면 면역항암제 등이 글로벌 1등이 아니었다.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와 같이 매일 복용하는 화학 의약품이 인기였다"며 "화학 의약품에 집중했던 시기에는 인체 내 개념 검증(Human PoC)이 되는지가 제일 중요했다. 휴먼 PoC가 입증되면 임상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 라이센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는 ADC, 방사성 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가 주목받았고, 경쟁사가 신규 모달리티를 선점하는 것에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센싱 단계가 앞당겨졌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제약기업이 M&A를 택하는 이유는 2가지라며, 매출 성장 동력 확보와 내부 역량 키우기를 언급했다. 기 출시 제품이 있는 회사 인수를 통해 기업 매출을 확장하고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 만료와 IRA 시행, 생물보안법 하원 통과 등으로 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노보노디스크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 카탈런트(Catalent) 공장 인수(165억 달러)를 제외하고는 100억 달러 이상의 메가 딜은 전무하다.

한 팀장은 "M&A는 글로벌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대적 테마가 부재하다는 이야기다. 웬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신규 기술의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아 메가 딜(Mega Deal)이 성사되기 어렵다"며 "이 외에도 독점 감시 증가, 바이오텍 가치의 변동성 등이 메가 딜 달성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팀장은 "우리나라는 M&A로 접근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방법이다"라고 제언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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