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한 번 맞는 획기적인 주사제가 조현병 치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다만,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더라도 환자가 한달에 한 번 내원할 가능성이 높아 기존 월 1회 투여 약물보다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얀센은 최초 3개월 마다 1회 투여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트린자(성분명 팔리페리돈, 이하 트린자)'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506명 환자 대상 3상 임상연구 결과, 이 약 복용군의 조현병 재발률은 7%로 위약군(23%)에 비해 3배 낮았고 재발하기까지의 기간 또한 위약군 보다 길었다.
또 기존의 월 1회 투여 약물 '인베가 서스티나(이하 서스티나/얀센)'와 비열등성을 입증한 3상 임상연구에서 '트린자' 치료군의 재발률(8.1%)은 '서스티나(9.2%)'와 유사했다.
이러한 재발률 감소 효과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높은 복약순응도에 있다는 설명이다.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혁 교수(
사진)는 "초기에 잘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음에도 많은 환자가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며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는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재발율이 증가하는 잔인한 치료제지만, 주사제는 재발 감소면에서 최고의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병 환자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워 복용법을 지키기 어려운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본인이 잊어도 의사나 가족이 기억해 병원 방문 시점에 오기만 하면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한계는 아직 많다.
조현병 환자의 절반인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불합리한 정액수가제가 장기지속형 주사제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지만, 경구제의 수 십배에 달하는 약가(서스티나 20~30만원), 주사제 맞는 환자의 절반은 결국 경구제도 같이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2%대에 불과하다.
'서스티나'와 효과 및 부작용은 비슷하지만 편의성이 개선된 '트린자'가 나와도 환자의 내원 주기는 '서스티나'와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혁 교수는 "조현병은 상담이 수반돼야 하므로 매우 안정적인 환자를 제외하곤 한달에 한 번 내원케 할 생각"이라고 말했고, 전남대병원 정신의학과 김성완 교수 역시 "3개월에 두 번은 내원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단, 환자와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면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를 확산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성완 교수(
사진)는 "3개월 주사제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환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장점으로 작용한다. 환자의 고민은 늘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가'인데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약물은 환자에게 희망을 준다"고 설명했고, 이상혁 교수는 "트린자의 효과는 3개월동안 잘 유지되면서 93%가 증상 재발하지 않는다. 이는 굉장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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