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1 07:04최종 업데이트 23.09.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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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메타버스' 관심 급증·두자릿수 성장세 속 어떤 걸 준비해야 하나?

진흥원 "보건의료시스템에 혁신기술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아…혁신활동 지속할 자금 확보 기본, 혁신주체 협력관계 필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보건의료산업을 비롯한 전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보건의료산업에서는 건강관리, 의료서비스에 활용하는 디지털 헬스 관련 산업이 등장 중이며, 일부 의료기관은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신기술을 적용한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상황을 경험함에 따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보건의료산업 내 메타버스 기술 활용과 과제 보고서(연구책임자 김지은 보건산업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를 통해 메타버스 개념과 함께 현재 보건의료분야의 적용 수준을 파악하고, 향후 성공적 기술 도입을 위한 고려사항, 과제 등을 제언했다.
 
자료 = 국내 교육용 VR 활용 사례(출처 메디컬아이피, 뉴베이스 홈페이지·진흥원 재구성)
메타버스는 '너머'라는 뜻의 접두사 '메타(meta)'와 '우주'라는 용어에서 나온 '버스(verse)'로 구성돼 있으며, 물리적 세계에 시뮬레이션 된 확장물로 존재하는 무한한 디지털 공간을 지칭한다. 일부에서는 메타버스와 가상세계를 같은 개념으로 보기도 하나, 가속화연구재단(ASF)의 메타버스 로드맵이 발표된 후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복합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한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국정과제 77)을 위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점유율 12위에서 5위권 도약을 목표로 삼았으며, 지난해 1월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 전략에 디지털 치료제, 비대면 그룹 중독치료, 재활 운동지도 등 의료분야를 포함해 미래 의료 한 축으로 메타버스산업을 제시한 바 있다.

진흥원 연구팀은 "아직까지 메타버스 정의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하나의 통합된 실체는 없다"면서 "이는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결합해 새로운 가상세계를 형성하는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의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밝혔다.

이어 "메타버스 활용 사업모델, 비즈니스 모델은 플랫폼 운영 측면에서 볼 때 서비스 플랫폼, 제작·구현 플랫폼, 협업 플랫폼 등으로 구분된다"면서 "비즈니스 모델은 잠재적 구매자와 공급자로 구성된 가상 커뮤니티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로, 엔터테인먼트와 제품 마케팅 플랫폼, 구독 인애 결제 플랫폼 모델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서는 메타버스 구현 기술 생태계의 요소인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디바이스(D) 영역의 기술이 필요하며, 국내 기술 경쟁력 수준은 선도국과 0.3~1.9년 차이가 나고 네트워크 기술력 역시 미국, 중국, 일본 등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국내외 모두 보건의료분야의 메타버스 관련 개념과 용어, 정의 모두 정립되지 않았으며, 의료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의료·건강관리 분야에서 VR, AR, 로봇, 센서 등을 사용해 물리적 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 혹은 결합시킨 형태를 수술, 진단지원, 환자 건강관리, 질병치료, 병원 운영 등에 활용하는 것' 정도로 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BCG)사에 따르면 현재 의료 메타버스는 수술과정, 행동·정신건강, 의료교육, 통증관리와 물리치료, 진단·평가과정에 VR·AR을 입증하는 단계, 즉 주요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입증하는 단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2~3년 사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메타버스를 진료, 교육, 병원운영과 홍보 등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21년부터 스마트 수술실의 첨단 장비와 가상 교육공간 플랫폼 등을 활용해 다국가 의료진이 동시에 수술과정에 참여, 최신 수술기법 습득과 공유, 교육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이 메타버스 기술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것은 스마트수술실과 같은 장비와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갖췄기 때문"이라며 "이와 함께 메타버스 관련 제품,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검증한 후 확산시키고자 병원 주도의 R&D 전담조직, 글로벌 조직 등과의 연계도 뒷받침됐다. 무엇보다도 C레벨의 리더십과 미래를 준비하는 선제적 태도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보건의료 메타버스 관련 기업도 증가 중이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는 가상공간 플랫폼 제페토를 개발, 아바타 간 치료와 아이템 거래, 개발 등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3D 그래픽 형태의 메타버스 서비스 채널인 가상공간 플랫폼 칼라버스를 구축, 개인 가상 공간으로 소통이 가능하게 했으며 AI기반 비음성 표현을 통한 정신적 지지도 가능하도록 했다. SK텔레콤은 가상공간 플랫폼 이프렌드로 컨퍼런스, 회의, 공연 등 가상공간 장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플러스는 복지 효율을 높이고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복지 효율을 높이고 청장년 체중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메디컬아이피, 뉴베이스, 애니메디솔루션, 서지컬마인드 등이 VR, AR 등의 기술로 의료 교육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자료 = 보건의료 메타버스 성장 규모.

진흥원 연구팀은 보건의료 메타버스 시장이 연평균 34.9~52.9%씩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테크나비오(Technavio, 2023)는 2022년 16억2000만달러(약 2조원)에서 2027년 72억4000만달러(약 9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보건의료분야의 메타버스 도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나, 연구팀은 기존 혁신기술들이 보건의료시스템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볼 때 메타버스 역시 준비할 과제들이 많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의료기술이 채택될 때 수많은 요소와 이해관계자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건의료 분야에 메타버스 도입을 위해서는 우선 이해관계자 사이 복잡한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산업계는 혁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하고 국가 보건의료시스템 틀 안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핵심 이해관계자의 지지를 얻고 조직과 인력, 주변 여건을 준비하는 한편, 혁신 과정 자체가 성공할 때까지 지속되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모델이 분명해야 하며, 혁신활동 지속을 위한 자금 확보도 필수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혁신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협력해야 할 혁신 주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그 협력관계를 혁신이 성공할 때까지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국내 보건의료 메타버스 산업에 맞는 지원책을 파악하고 정책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술력 확보와 제품화과정, 시장성 화보 과정 등 밸류체인 상 실질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흥원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 이행신 센터장은 "이번 보고서가 보건의료분야의 메타버스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산업의 육성과 정책적 논의가 활성화되는 데 필요한 좋은 근거 자료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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