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어디 죽어 나가냐" 발언에 공방…정부의 땜질식 대책으로 인한 국민 피해에 "사과할 생각 없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의료대란으로 국민이 죽어 나간다는 주장에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남인순·백혜련·김윤 의원 등은 의료대란으로 발생한 의료공백에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사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추석연휴 응급실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전공의 86.7%가 사직 처리됐고,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30~40%의 전공의가 이탈해서 응급실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배후진료가 안 되는 상황이다"라며 "정부는 전문의 중심으로 의료체계를 전환한다고 하는데, 전문의를 어떻게 확보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 총리는 "잇따른다는 표현은 과장"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협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 환자가 죽어 나간다는 건 가짜뉴스다. 어디에 죽어 나가느냐. (정부와 의료진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이 죽어 나간다는 주장은 의사와 간호사를 모욕하는 주장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의료체계가 유지되는 건 병원에서 번아웃을 견디며 환자를 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든 이해당사자가 잘 협의해서 병원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전공의가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백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것만 봐도 이미 많다. 이 모든 게 가짜뉴스인가"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응급실에서 '죽어 나간다'는 표현이 뭐냐"고 꼬집으며 "정부는 사건이 터지만 하나하나 어떤 이유로 해당 환자가 사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 조사한다. 앞서 가짜뉴스라고 이야기한 건 '응급실에서 죽어나간다'는 표현이 응급실에서 헌신하고 있는 전문의와 PA간호사께 서운할 수 있어서 그렇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총리는 "응급실 뺑뺑이, 분명 문제가 있다. 1만2000명이 나가 있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전문의와 PA간호사, 응급을 처리하는 기사 등의 헌신으로 지탱하고 있다. 이를 조금이라도 격려해야 한다. 이들이 사기를 잃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의정갈등으로 응급실 뺑뺑이가 더 심각해졌다는 주장도 가짜뉴스라고 생각하는가"라며 "통계를 살펴보면 권역센터의 중증응급환자의 사망률은 줄었지만, 지역센터의 사망률은 늘었다. 권역센터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지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가 늘어나고, 그 환자들이 지역센터로 옮겨지면서 더 많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응급실 뺑뺑이뿐 아니라 사망 사례도 증가한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가 늘어나고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국민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총리의 비상진료체계가 잘 작동한다는 주장은 일반 국민에게는 별문제 없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정부가 내놓은 땜질식 대책으로 인한 국민과 환자의 피해에 사과할 생각이 없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 총리는 "(응급실 뺑뺑이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먼저 수요를 조금 줄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은 연속적으로 치료받는 환자가 가야 하므로 중증과 경증은 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수가를 조정했다. 공급능력도 늘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이송, 전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이 위기 동안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는 "사과할 생각이 없다"며 "지적 사항에 대해 다 동의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개혁하고 있다. 앞서 김윤 의원은 정부 정책 방향을 지원했다.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고, 의료계도 힘을 합치면 우리나라를 지속가능한 최고의 의료수준을 가진 국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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