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6.04 06:16최종 업데이트 19.06.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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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마무리…건보 추가재정소요분 1조원 돌파 성과, 밤샘협상·SGR모형 개선은 과제

강청희 이사 “1조원 이상의 진전된 재정투입…의료계와 발전적 관계개선 기대”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5월 한 달 동안 진행됐던 2020년도 환산지수 계약(수가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일 대한병원협회 등 공급자단체와의 수가협상을 완료하고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심의, 의결했다.
 
당초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내년도 추가재정소요분(밴드)을 보수적으로 제시하며 공급자단체의 우려가 고조됐지만 결과적으로 밴딩폭은 사상 첫 1조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밤샘 협상은 여전히 올해도 되풀이됐다. 각 공급자단체 당 10회 내외에 달하는 협상이 진행됐고 이번 수가협상은 동이 터서야 마무리됐다. 동시에 다음 수가협상을 위한 제도적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다.

밴딩 사상 첫 1조원 대 돌파...“가입자-공급자 이해·갈등 조정”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추가재정소요분을 결정하는 재정운영 소위에서 예상보다 보수적 수치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종 협상을 진행하는 내내 공급자단체들은 ‘간극이 크다’는 발언을 반복하며 아쉬움을 보였다. 굳은 얼굴로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5월 31일 오후 8시에 시작한 재정운영 소위도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진행되며 공급자단체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재정운영 소위 설득이 통했던 것일까.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추가재정소요분은 지난해 9758억원에서 증가한 1조478억원을 기록, 사상 첫 1조원 대를 돌파했다.

대한병원협회는 1.7%의 수가인상률로 협상에 합의했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 3.1%, 대한한의사협회 3.0%, 대한약사회 3.5%, 조산원 3.9%로 협상이 타결됐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병원은 1조478억원의 추가재정소요분 중 4349억원을 받아갔고, 치과는 935억원, 한방은 669억원, 약국은 1142억원의 재정소요액을 기록했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수가협상은 시작부터 보장성 강화 정책 수행과정에서 발생되는 건보 재정의 예정된 적자에 대해 가입자를 대표하는 재정운영위원회의 우려와 정책수행에 적극 협조해온 의료계의 기대감이 맞물려 현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라고 밝혔다.

강 이사는 “하지만, 양면 협상 과정에서 보험자가 가입자, 공급자 모두의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고 1조원 이상의 진전된 재정투입을 바탕으로 상호 간극의 차이를 좁힐수 있었던 점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된 의협에 대해서 강 이사는 “유형 결렬된 의협의 경우, 가입자들의 불신과 감정의 골이 깊어 상호간 격차를 줄이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정부와 건보공단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도를 높이고 향후 의정 간 협조의 여지를 남겨둬, 발전적 관계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되풀이되는 ‘밤샘협상’·한계점 지적 ‘SGR모형’ 개선도 속도내야
사진: 5월 31일 열린 최종 수가협상 현장

건보공단은 이번 수가협상을 앞두고 일찌감치 제도발전협의체를 이끌며 수가협상 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개선방안 중에도 ‘협상절차 조기착수’가 포함되며 고질적인 ‘밤샘협상’ 풍경도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올해 협상에서도 밤을 꼬박 새우는 ‘밤샘협상’이 되풀이됐다.
 
수가협상 일정 마지막 날인 5월 31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의 4차 수가협상은 10회 내외의 협상을 진행한 후 다음날 오전 8시 30분경이 돼서야 최종 마무리됐다.
 
이 같은 밤샘협상의 원인은 현재의 수가협상 방식에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추가재정소요분을 정하고 그 안에서 유형별 인상률을 정하는 현행 수가협상 구조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밤샘협상과 동시에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이 갖는 한계점에 대한 지적도 수차례 제기됐다. 산출결과의 실효성, 적용기준 시점 문제 등의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0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책임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박사는 최근 SGR모형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대가치, 종별가산, 기본진료료 등과 연계한 중장기 개선방안이 마련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협상기간 중 공급자단체와 소통하면서 이번 협상이 끝나자마자 제도발전협의체를 다시 운영해 개선책을 다시 논의하자고 협의했다”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조속한 시일 내에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서 제도발전협의체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계는 공단으로부터 제시받은 의원급 수가인상률 2.9%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일방적인 수가협상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의협 집행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수가협상 # 국민건강보험공단 # 의료계

윤영채 기자 (ycyo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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