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11 07:49최종 업데이트 23.11.1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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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살린다더니 의원급 '수술 전후 교육상담료' 폐기?…"외과도 오픈런 할 수도"

상대가치 점수의 '의사업무량' 현실 반영 못해 저평가 된 외과계 수가…외과 살리기 관심 없는 정부에 "고사 위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진찰료 원가보전율의 50.5%에 불과한 외과계 의원급 의료기관에 그나마 숨통을 트여주었던 수술 전후 교육상담료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2018년 10월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된 해당 제도는 수술 전후 질환의 주의점을 설명한 데 대한 교육상담 및 심층 진찰을 가능케 했고 현장에서 애로사항은 있었지만 환자 만족도를 높이며 현장에 정착되고 있었다.

하지만 '수술 전후 관리 교육사업'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 5년만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서 외과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술 전후 관리 교육사업'이 폐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외과계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술 전후 교육상담 등 시범사업은 의원에 방문한 환자가 시범사업 참여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작성 후 의사가 질환과 질환의 경과 수술 전후의 주의점 등에 설명하여 환자의 자가관리 역량 강화 및 일차 의료 활성화를 위한 제도로 도입됐다.
 
2018년 당시 내과계는 '일차 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외과계 의원들의 역할 강화 방안으로 세분화된 프로토콜에 따라 20분이라는 충분한 시간 동안 교육상담을 시행하는 제도이다. 

일차 의료 중심 외과계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제도 도입방안연구에 의하면 (사업 성과) 환자 만족도는 95% 이상으로 높고, 외래 의원급 이용은 2일 이상 증가, 상급병원은 입원·외래 0.08-2.44일 낮아져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도움이 되는 제도로 나타났다.

2019년 9월∼2020년 8월까지 12개월에 걸쳐 이루어진 일차 의료 중심 외과계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제도 도입방안 연구(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결과에 의하면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모두 환자 만족도가 높고, 교육상담 등의 제도화 필요성에 대한 응답은 의사 대부분이 동의했다. 

의료수가의 원가 관련 일산병원 자료(2016년)에 의하면 진료영역별 적용 진찰료는 원가보전율 50.5%이었고, 진찰료 개편 조정이 현재까지 없어 진찰료에 의존하는 1차 의료기관은 점점 더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외과계의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9일 "수술 전후 교육상담 등 시범사업 연장과 확대를 요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대개협은 "동네에서 자세한 상담과 진찰, 간단한 수술과 시술을 할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외과계 의원이 사라진다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확보가 문제된 것은 의사의 행위료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외과계 질환은 발생빈도가 낮은 반면, 수술의 결정, 수술 전후 관리 등으로 인한 위험도는 높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긴 진찰 시간이 필요하며 일당 진료 가능 환자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 상대가치 점수에 의한 의사업무량(의료행위료)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과계 의원에서 시행하는 수술과 시술에 대해 교육상담료를 신설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것임을 정책당국자들이 모를 리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개협은 시범사업 중에도 외과계 의사회 등에서 수차례 지적한대로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행정절차, 타 시범사업대비 낮은 수가, 심층진찰료 산정시 기존 진찰료는 산정하지 못하게 한 점 등은 상기 시범사업을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심한 제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묵묵히 외과계 환자를 진료하고 시범사업을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는 현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범사업을 폐기하는 것은 필수의료를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이다"라며 "외과계 의원이 없어진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아과 오픈런처럼 우리 국민들은 간단한 외과계 진료를 위해서도 오픈런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멀리 떨어진 2차, 3차 의료기관을 찾아 시간과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협회는 "기존 수술 전·후 환자 관리 시범사업을 축소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몰락하는 외과계 의원의 현실에 부합한 방향으로 교육상담 대상과 횟수 확대 및 수가 개선, 동의서 작성과 청구 작업의 간소화 등 적극적인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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