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회장 선거방식을 놓고 분열된 산부인과의사회의 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3일 밝혔다. 이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의협에 공정선거 집행을 강력히 청원한 데 따른 것이다.
산의회 비대위가 지난 4월 18일~25일 ‘산의회의 공정한 회장선거 집행 청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회원 1011명 중 95%인 962명이 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의 통합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위는 다수의 회원들이 찬성을 표시한 서명지와 함께 직선제로 회장이 선출되도록 의협이 나서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4월 30일 최대집 회장에게 전달했다.
최대집 회장은 "대다수 산부인과 의사들이 의사회의 통합을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협회 주관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조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우선적으로 이달 중 의협 주관으로 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그리고 산부인과학회 3자가 모여 통합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의협 산하 조직들의 분열상을 정상 복원하기 위해 중재자로 나서는 것은 의협의 중요한 책무다.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등으로 격변하는 의료환경에서 전 직역들의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다툼은 안 된다. 의사회 통합을 위해 당사자들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모아 합리적인 절충안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산의회 비대위의 청원서 전달 당시 함께 제출한 4가지 건의사항들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4가지는 ▲산의회는 15일 이내에 임시 대의원총회를 개최해 회장 선거를 즉시 하겠다는 정관 개정을 한 후 의협 주관 하에 1개월 내 직선제로 회장 선거 완료 ▲직선제 산의회는 회원 총회에서 직선제로 회장 선출 완료시 해산 절차 시행 ▲의협의 결정에 불복하거나 선거를 회피해 통합을 미루고 있는 단체에게는 연수교육 평점 불허, 회무에서 배제하여 의협이나 대한개원의협의회를 통한 공문이나 위원 해촉 등 준엄한 집행 ▲의협은 하위단체가 분란이 있는 경우 해결방안을 규정으로 만들어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이다.
한편,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4월 8일 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개정했다. 시행 시기는 현 이충훈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 9월 이후에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직선제 산의회가 주축이 된 산의회 비대위는 사실상 통합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의협에 중재 청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의회와 직선제 산의회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 보인다. 산의회는 "산의회 비대위는 마치 산의회 공식적인 단체인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하지만 단 한차례도 산의회 대의원총회나 상임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논의된 적이 없는 유령 단체"라고 했다.
산의회는 "직선제 산의회는 지속적으로 정관 위배 등을 이유로 산의회 회무가 마비될 정도로 20건의 소송을 제기해 왔다"라며 "이제서야 다시 정관을 어길 수는 없으며 모든 것은 절차가 있는 법이다. 정관과 규정에 의한 적법한 회장이 선출된다면 무조건 따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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