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25일 “법제처가 보건소장에 의사를 우선 채용하는 것은 과도한 진입장벽에 해당한다며 불합리한 차별법령 개선과제로 선정했다. 이런 소식에 의협은 황당함을 금할 길이 없다”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의협은 이날 '법제처의 보건소장 의사 우선임명 차별법령 선정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의협은 “지역민의 건강과 보건을 책임지는 보건소장 업무의 특성상 의사 임용이 우선돼야 한다. 의사라는 특정 직종에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한 것인데, 이를 차별이라는 말로 해석하는 것에 경악할 따름”이라고 했다.
의협은 “보건소장은 지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다. 의사 면허 소지자를 임명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보건소장은 감염병 예방과 관리, 예방접종, 건강증진 등 공중보건사업을 수행하는 직책이고, 따라서 의학지식은 물론 감염병 역학, 만성병 역학, 환경보건 등의 지식을 두루 갖춘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현행 법령을 보더라도 의사를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관련 분야 직렬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보건소장 현황을 보더라도 비의사 보건소장이 59%에 달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차별 행위인가”라고 되물었다.
의협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신종 감염병 위기 등 보건소의 기능과 역할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보건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면 오히려 현재의 비의사 출신 보건소장 임용의 예외조항을 없애 전문성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에 따르면 실제로 의사 보건소장 비율이 낮은 곳은 건강지표도 낮다. 지역사회 건강조사 지역별 건강정보(2016년도 기준)에서 강원도의 경우 비만율, 고혈압 진단 경험률 등 대다수 항목에서 평균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는 지역 내 의사 보건소장이 1인에 불과하다. 의협은 “메르스 위기 때 의사 출신 보건소장이 있는 보건소의 대응능력이 일반 직군 출신과 비교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 적이 있다”라고 했다.
의협은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염려한다면, 단순히 법률상 과도한 진입장벽 차원에서 논할 것이 아니다. 보건소장이 공공의사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신분 안정을 보장해줘야 한다. 보다 전문적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는 의사를 보건소장으로 우선 임명하는 것은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민에 대한 공중보건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의협은 보건의료 업무영역을 파괴하고 보건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는 정책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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