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보건복지부가 ‘故임세원 교수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단기성이 아닌, 체계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계에서 제시한 ‘사법입원제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강북삼성병원의사 사망 사건’ 관련 현안보고를 실시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과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번 사건이 부족한 인력, 미비한 시스템 등으로 인해 진료 현장이 무방비 상태라며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복지부, “실태조사 등 체계적 대책 마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강북삼성병원의사 사망 사건’ 관련 현안보고를 통해 “故임세원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에 대한 안전문제뿐만 아니라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책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단기성이 아닌 체계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체계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폭행 발생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반 환자에 비해 강도가 높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라며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의협이 제시한 국가재정 지원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라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학회 등 의료계에서 제시한 ‘사법입원제도’에 대해서는 현실적 문제가 있기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비자발적 입원이 사적인 형태로 돼 있어서 그것에 대한 부당성을 다룰 길이 없다”라며 “국가 책무가 강화돼야 한다.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의지가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박 장관은 “충분히 논의하겠다. 결국 사법기관이 하려는 것이기에 사법부와 논의해야하는 것이다. 연구용역 실시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의사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고 사법적 절차 결정은 필요하다. 업무로드가 사법부가 제대로 작동할수 있겠느냐 하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라며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고 위원회, 사법부 거쳐야하는 필요성 인정하기 때문에 구체적 방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신과는 위험에 상시 노출...인력 부족 문제도”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정신과는 이러한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 600여명이상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 의사들이 위험에 시달리고 있었다. 상당히 상시적인 문제다”라고 토로했다.
권 이사장은 “현재로서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외래는 무방비상태다. 안전요원이 있지만 사건이 갑자기 일어나기 때문에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력 문제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권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간호사1명이 13명의 환자 보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은 1대 6정도다. 일본은 간호사 1명당 4명의 환자를 본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사건을 빨리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등록에 관한 법적 제도가 없다. 등록하더라도 가서 올바른 케어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 두가지 법안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 여러 불이익이 너무 많아서 치료를 받으러 늦게 온다. 빨리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라며 “이러한 상황에 대한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입원제도와 관련해, 권 이사장은 “적어도 법적, 제도적 장치 위에서 (입원 여부 등이) 결정돼야지 보호자, 의사들도 안심할 수 있다. 사법적 조치가 입원이든 외래치료든 들어가야 한다”라며 “의협과 사법입원에 대한 위탁연구를 진행했다. (사법입원제도를) 조속히 도입하지 않고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은 “워낙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간호조무사가 보안요원을 부르는데 1분 남짓 걸렸다”라며 “그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굉장히 대처하기 어렵고 보안요인이 있다 해도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이 3만개, 중소병원이 1500개 정도인데 대부분 진료실에 대피공간, 비상벨이 설치돼 있지 않다"라며 "최소한 예방 조치로 시설 설치할 때 개별 기관에 맡길 것인가. 이는 사회 안전망 구축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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