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사건의 단원고 생존 학생들과 유가족, 2015년 유행한 메르스 생존자들은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춘계학술대회에서 '세월호와 메르스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재난 발생 시 정신건강 지원 필요성을 논의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소희 박사팀은 단원고 생존 학생을 대상으로 사고 후 20개월과 27개월이 지났을 때 정신건강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난 뒤 생존 학생의 복합 애도군은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외상 후 울분 장애군 21%, 자살 중증도 위험군이 11%로 여전히 높았다.
메르스 생존자의 심리학적 추적 결과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팀이 메르스 생존자를 대상으로 감염 후 12개월째 정신건강 상태를 평가한 결과 상당수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었다.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정란 교수팀이 메르스 확진자 63명을 대상으로 발생 후 12개월째 시행한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46%(29명)가 만성피로증후군 진단 기준을 충족했다.
특히 이러한 정신건강 상태에는 재난 경험에서 비롯된 요소도 영향을 미쳐 적극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원고 생존 학생의 외상후 울분장애는 사회적 지지와 큰 연관성이 있었고, 메르스 생존자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증에는 정신과 과거력과 같은 개인적인 요소 외에 메르스 이환 당시 가족 사망이나 낙인 등이 관련 있었다.
메르스 생존자의 만성피로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삶의 질과 사건충격척도, 메르스 발생 후 가계소득 감소 등이 꼽혔다.
박 교수는 "신종감염병의 경우 병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 외에도 죽음에 대한 위협과 공포, 사회와 가족으로부터의 격리, 감염병에 대한 낙인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이 크다고 알려졌다"면서 "유행 이전, 당시, 이후의 단계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국가대응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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