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대형 처방급여관리업체(Pharmacy Benefit Manager, PBM) 6곳이 수직적으로 통합되고 집중된 시장 구조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조제된 모든 처방약의 약 95%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약품 가격과 처방받을 수 있는 약국을 통제하고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저가 경쟁사 접근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됐다.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처방약 중개업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9일(현지시간) 발표하고 PBM이 처방약의 접근성과 경제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2년부터 FTC에서 진행 중인 조사의 일환으로, 처방약 중개업자가 약품 비용을 부풀리고 약국을 압박해 환자를 희생해 이익을 얻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PBM은 처방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과 구매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어떤 약이 어떤 가격에 제공되고 있는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약 30%가 높은 비용 때문에 처방 받은 의약품을 나눠 복용하거나 복용을 건너뛴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집중과 수직적 통합 ▲막강한 힘과 영향력 ▲자기 선호 ▲불공정한 계약 조건 ▲저가 경쟁사에 접근을 제한하려는 노력 다섯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먼저 PBM 시장은 고도로 집중화됐으며, 대형 PBM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와 전문 및 소매 약국과 수직적으로 통합돼 있다. 상위 3개 PBM은 2023년 미국 약국에서 조제된 처방전 약 66억 건 중 거의 80%를 처리했고, 상위 6개 PBM은 90% 이상을 처리했다. 현재 3대 PBM에 소속된 약국은 전체 전문의약품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이러한 집중과 수직적 통합의 결과 주요 PBM은 이제 미국인의 처방약 접근성과 가격 책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대형 PBM은 어떤 의약품을 어떤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지, 어떤 약국을 통해 처방약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과 가격 책정에 대한 중요한 결정은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거나 책임지지 않고 감독한다.
또한 수직적으로 통합된 PBM은 자신의 계열사를 선호할 능력과 인센티브가 있어 비계열 약국에 불이익을 주고 처방약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자를 계열 약국으로 유도하고 소규모 독립 약국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으로 3대 PBM에 소속된 약국은 3년 이내 단 2가지 암 치료제에 대해 약 16억 달러 초과 수익을 올리는 등 예상 의약품 구매 비용을 초과하는 높은 수준의 조제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집중도가 높아지면 주요 PBM이 소규모 비계열 약국에게 불리한 계약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근거가 있다고 했다. 독립 약국과의 PBM 계약 요율은 최종 총 지불 금액을 명확하게 반영하지 않아 보상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PBM과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업체는 처방약 리베이트 협상을 진행하며, 그 중 일부는 잠재적으로 저렴한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경쟁사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조건으로 내건다. FTC가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PBM과 오리지널 제조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더 많이 받는 대가로 저가 경쟁 의약품을 PBM의 처방약 목록에서 제외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었다.
FTC 리나 칸(Lina M. Khan) 위원장은 "이번 중간 보고서는 지배적인 PBM이 환자에게 항암제에 대해 과다 청구하는 것을 포함해 약품 비용을 어떻게 인상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면서 "또한 많은 미국인, 특히 시골 지역 주민들이 필수적인 치료를 위해 의존하는 독립 약국을 PBM이 어떻게 압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다룬다. FTC는 계속해서 모든 툴과 권한을 사용해 의료 시장 전반의 지배적 사업자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미국인들이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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