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지방 공공의료 살린다는 취지로 시행 중인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 ‘낙제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극심한 의사구인난을 겪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국립대병원 소속 의사가 순회진료를 하도록 하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지원자가 적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방의료원 의사가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로 선발돼 원래 일하던 곳에서 순회진료를 하는 사례도 나왔다.
공공임상교수란 국립대병원 소속 정규의사로서 소속병원,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교육수련 등을 담당하는 의사다. 소속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 등에서 일정기간 순환근무하되, 소속병원에서는 임용기간의 3분의 1 이하만 근무해야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대병원 등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 공공임상교수로 배정된 정원은 총 150명이다. 그러나 실제로 선발한 인원은 24명에 불과해 정원 충족률이 16%에 불과했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이 7명을 선발해 인천 적십자병원, 경기도 이천·안성의료원에서 순회근무 중이다. 강원대병원은 6명을 뽑아서 영월·속초·삼척·강릉의료원을 지원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5명, 전북대병원 3명, 경북대병원 2명, 충북대병원 1명을 선발했다. 전남대·경상국립대·부산대·제주대병원은 지원자가 없어 선발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지방의료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해당 권역의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에 지원, 선발돼 원래 근무하던 지방의료원에서 순환근무를 하는 사례가 나왔다는 점이다. 환자입장에선 의사의 소속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게 없는 셈이다.
국립대병원 의사의 지방순회 근무를 유도한다는 본연의 취지와는 달리, 지방의료원 의사가 국립대교수 타이틀을 얻어 의사 ‘커리어 쌓기’에 제도를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 6월 기준 지방의료원 소속 의사가 해당 권역의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로 선발돼, 본래 근무지에서 순환 근무하는 사례는 총 8명으로 집계됐다. 영월·속초의료원 각각 1명, 울진군의료원 1명,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1명, 진안군의료원 2명, 공주의료원 1명, 서산의료원 1명이다.
한편 교육부가 배정한 지난해 관련 예산 93억 7500만원 중 실제로 집행한 비용은 10억 2200만원으로 10.9%에 불과했다. 올해도 190억 69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나, 예산집행률은 16.7%(31억7500만원)에 그치고 있다.
김원이 의원은 “지방의료원의 의사부족을 해소하고 진료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그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선 현재 지자체 소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대한 국가책임과 국가 재정지원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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