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26 10:54최종 업데이트 26.05.26 10:54

제보

전기자극치료기기 오작동으로 화상 입은 환자…법원 "의료진 주의의무 위반 배제 어려워"

의료기기 결함 개입된 사고라도 의료진 환자 관찰 의무는 별도로 봐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하반신 마비 환자에게 전기자극 치료를 시행하던 중 중증 화상을 입힌 물리치료사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의료기기 이상에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치료 과정에서 환자 상태를 충분히 점검하지 않은 과실을 무겁게 봤다.

이번 판결은 의료기기 결함이 개입된 사고라 하더라도, 의료진의 환자 관찰 의무는 별도로 엄격하게 판단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된다.

26일 부산지법 형사11단독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물리치료사 A씨(40대)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4년 5월 부산진구 한 요양병원 물리치료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하반신 마비 환자 B씨의 재활 치료를 위해 전기자극 치료를 시행하면서 허벅지 부위에 패드를 부착하고 기기를 가동했다.

문제는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A씨는 약 20분간 환자 상태나 기기 작동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고, 그 사이 기기 오작동으로 자극 강도가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결국 B씨는 엉덩이와 허벅지에 3도 화상을 입어 약 4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사고는 예측하기 어려운 기계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하반신 마비 환자의 경우 감각 저하로 인해 화상 등 손상을 즉시 인지하기 어렵다”며 “치료자는 자극 강도와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고인이 환자에게 이상 시 알리라고만 한 채 자리를 비운 것은 요구되는 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기 이상이 있었다 하더라도, 적절한 관찰과 대응이 이뤄졌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사고 직후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피해자를 화상 전문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 점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