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22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김일호상을 수상한 정원상 내과 입원전담 전문의는 “김일호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15기 대전협 회장이었던 고(故) 김일호 전 회장은 지금의 전공의 법이 있게 한 개척자로 꼽힌다. 김일호상은 전공의를 위한 희생, 헌신, 동료애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14년 제정됐다. 이후 매년 대전협과 대한의사협회, 고 김일호 전 회장 유가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공동으로 수상자 2명을 정한다. 심사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로 박지현 전 대전협 회장과 정원상 내과 입원전담 전문의를 선정했다. 

이에 대해 정원상 전문의는 “당시 전공의 수련환경은 주당 100시간을 넘었고 전공의는 거의 집으로 퇴근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고 김일호 회장은 이러한 살인적인 전공의 수련환경의 부당함에 대해서 열렬하게 싸웠고, 그것이 주당80시간이라는 전공의법을 만드는 소중한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정 전문의는 “김 회장은 당시 큰 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마지막까지 전공의 수련 환경 및 의료계 병폐에 맞서서 싸웠던 훌륭한 분”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법’은 지난 2015년 3월 발의돼 같은 해 12월 국회에서 가결된 후 시범기간을 거쳐 2017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정 전문의는 “2017년 당시 저는 인턴이었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복지국에 처음 들어와 전국 전공의 선생님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일을 맡았다”라며 “아직 전공의법이 정식으로 시행되기 전인 시범기간이어서 전국적으로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 민원 해결이 적성에 잘 맞아서 만3년간 복지국에서 봉사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문의는 “지난해 7월 29일에 전공의로 근무했던 곳인 중앙보훈병원 파업 결의서를 신문지상에 냈다. 전공의 파업발표는 중앙보훈병원이 최초였다. 이를 불씨로 해서 대전협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전공의 파업의 불길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년만의 가장 큰 의료계 파업이었다. 공공병원 없는 공공의대 신설과 공공 의대생 증원에 대해서 오늘까지는 잘 막아내고 있는 휴전상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공공의대 뿐만 아니라, PA를 공식화 하겠다는 모병원의 발표, 의료기사가 단독개원을 하겠다는 법안 발의 등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전문의는 “고 김일호 회장은 자신의 손에 직접 상처를 내고 불법 PA가 진료하는 병원 응급실에 찾아가서 PA가 자신의 상처를 봉합하고 항생제도 처방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 전문의는 "PA는 사실 의사의 역할을 일부 담당하나, 의사면허가 없는 무면허 보조인력이다. 저수가가 문제면 그 시스템을 개선할 생각을 해야지, 저수가라 의사를 늘릴 수가 없으니 경력 있는 간호사를 보조의사로 키우자라는 것은 요즘 지방병원에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니 경력있는 간호조무사를 간호사로 쓰자는 말과도 같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가 입는다”고 지적했다.

정 전문의는 “인턴으로 있던 병원에서는 내과PA가 내과 전공의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고 지금도 그렇다”라며 “최근 모 대형병원은PA가 골수천자를 하다가 무면허의료행위로 고발돼 3000만원 벌금에 약식기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지에서 무수한 수의 PA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을 양지로 나오게하고 공식화한다는 것은 이들에게 의사업무의 일부분을 할당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의사처럼 능숙하게 수술한다고 해도 이들은 무면허 인력일 뿐이다”라고 분명히 했다. 

정 전문의는 “간호사는 간호업무로 돌아가야 하며, 행정직원은 본인의 행정업무로 돌아가야 한다. 모 병원의 발표처럼 간호사에게 의사의 업무를 할당하고자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피력했다.  

정 전문의는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서 우리가 의료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잘 싸워야 하고 잘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사력을 다해서 계속 돕고 봉사하도록 하겠다"라며 "이것이 의료계의 부당함에 당당히 맞섰던 고 김일호 회장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