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28 14:00최종 업데이트 23.08.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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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교수들 반격 나선다…서울백병원 폐원 놓고 이사회 ‘정조준’

교육부에 인제학원 이사 취임승인 취소 및 재단·백병원 감사요청…근로기준법·사립학교법 등 대거 위반 주장

인제학원 이순형 이사장이 지난 6월 20일 이사회서 폐원 결정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백병원 폐원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제대 교수들이 교육부에 이사들의 취임승인 취소와 인제학원·백병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인제대 교수평의회, 인제대 의과대학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조 인제대 지회, 인제대 의과대학 교수노조 등은 28일 인제학원 이사들에 대해 사립학교법 위반 등을 이유로 취임승인 취소를 요청하고, 인제학원 및 인제대 부속 백병원에 대해 감사 실시를 요청하는 민원서를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제대 교수들은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이 폐원 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3조위반, 교육용기본재산 처분 허가를 받지 않아 사립학교법 제28조 위반, 대학평의원회 심의 비개최로 사립학교법 제26조의2를 위반했으며, 정관 기재사항인 병원 폐원을 정관 변경없이 결정해 정관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개방이사와 개방감사를 정관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임했으며, 이사회 의결없이 교원 급여체계를 변경하고 급여인상율 결정을 해온 것, 대학 교직원이 사용해야 할 리조트 이용권을 수년간 은닉해 법인 직원 등이 전용해온 것 역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일방적 전보조치 근로기준법 위반…폐원 결정은 정관 어겨
 
인제대 교수들은 서울백병원 폐원에 따른 교직원 전보조치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인제학원은 전보 대상자의 의사를 묻고 전보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방안 또는 전보의 구체적 방법과 절차에 대해 협의했어야 한다”며 “인제학원은 그런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제학원은 누적된 적자를 폐원(전보)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1개의 병원 회계 전체를 적자 여부의 판단 대상으로 해야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해 일부분만을 적자로 해 정리하는 건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에 대해 매도·증여·교환·용도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는 경우, 의무를 부담하거나 권리를 포기하려는 경우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인제학원이 폐원 결정으로 임대권 등 병원 운영과 관련된 권리를 포괄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므로 교육부 허가를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폐원 결정은 인제학원 정관을 위반했다”며 “정관에는 서울백병원 설치가 명시돼있다. 폐원을 위해서는 사전에 정관을 변경하고, 그에 대해 교육부 승인을 얻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폐원 시기 결정에 대해서도 “상임이사의 월권에 의해 이뤄졌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폐원 시기와 방법을 이사장에게 위임했는데 실제로는 백대욱 상임이사의 ‘전결’로 처리됐다”며 “하지만 정관 기타 규정상 상임이사의 전결권을 인정할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립학교법에는 학칙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사항은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며 “인제학원 정관에는 서울백병원 설치가 명시돼 있는데도, 폐원 결정은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법한 것”이라고 했다.

이사회 이사·대학평의원회 위원 다수 불법 선임…"서울백병원 폐원 반대"
 
인제대 교수들은 이사회 구성원과 대학평의원회 위원 선임 과정 자체도 문제 삼았다. 다수의 개방이사, 개방감사, 대학평의원회 위원들이 불법으로 임명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 A 개방이사와 B 개방감사는 이사회의 의결없이 위법하게 구성된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됐다”며 “같은 절차를 거쳐 선임된 C 개방이사도 적법한 이사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제학원 정관에 따르면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법인에서 추천하는 자 3인’을 포함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3인을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장이 단독으로 임명했다. 최근 뒤늦게 사후추인을 했다고 하지만 이미 이사회 구성이 달라진 상태에서의 추인이 유효한 게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대학평의원회 위원 일부가 사립학교법을 위반해 불법 임명됐고, 인제학원은 이를 수년 간 묵인하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개방이사, 감사 등을 임명했다”고 했다.
 
인제대 교수들은 인제대 신임 총장으로 선택된 전민현 전 총장의 연구 부정 논란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연구윤리 심사 지연, 불법 종결 등을 통해 방임했고, 징계의무를 규정한 사립학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회는 교원 급여체계 등 급여 관련 사항을 불법적으로 변경해왔다. 교원의 근로조건은 정관에 명시해 다루도록 한 사립학교법을 위반해 교원의 급여에 관한 사항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안건으로 다루지 않은 채 이사장 단독으로 급여체계를 변경하고 인상율을 정하게 했다”고 급여체계 관련 건도 문제 삼았다.
 
인제대 교수들은 끝으로 서울백병원 폐원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이들은 “우리는 서울백병원 폐원에 반대한다. 교육부는 인제학원 이사회의 페원 결정 과정 및 그를 전후한 여러 불법에 대해 책임있는 자 모두를 취임승인 취소하길 바란다”며 “또, 서울백병원 폐원과 관련해서는 회계와 사업에 관한 감사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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