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화재 사건 때 톡톡히 역할 한 클라우드EMR...병원 밖에서도 환자 연락, 진료 예약 변경
[트루닥 KOL 인터뷰] 고려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최원석 의원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않는 것이 큰 장점...화재보험 가입, 휴업 손해보상 담보 추가하면 손실도 보상
고려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최원석 원장은 지난 1월 화재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발빠른 대처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만일 내가 운영하는 병의원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 원장과 직원들, 환자들부터 무사히 건물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화재 이후 환자의 진료 기록은 어떻게 보존되며, 화재로 인해 병의원 내부가 전소된다면 환자의 진료기록은 복구가 가능할 것인가?
지난 1월 경기도 분당 야탑 BYC빌딩 화재 사건으로 인해 피해가 컸던 일부 병의원은 50여일 가까이 진료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화재에 대한 대안으로 클라우드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을 활용한다면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사례가 제시됐다. 화재 사건이 일어났던 건물에서 3년 넘게 개원하고 있는 고려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최원석 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원 화재 상황에서도 예약 환자들에게 개별 연락, 진료 일정 재확정
-2025년 1월 분당 화재 사건 당시 클라우드 EMR을 통해 예기치 못한 휴진에 빠르게 대응해 동료 의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들었다. 당시 상황과 대처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환자를 진료하고 있던 중 창 밖에 온통 시커먼 연기로 뒤덮이고 진료실 내부로 검은 연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맨 처음에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일단 무조건 건물 밖으로 나가야겠다 생각했고, 직원들, 환자들과 함께 겉옷만 겨우 챙겨입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당시 다행히도 건물 내부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큰 화재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에 내부 집기 손상이 거의 없어 진료를 조속히 재개하고자 했으나, 건물 전기실에서 10일 정도 추가 전기점검을 하면서 건물 전체가 정전 상태가 됐다. 원내 조제를 하고 있던 터라 건물의 정전이 되면 진료를 할 수가 없었다. 건물 측이 전기점검 일정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이에 대해 세입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아 진료의 재개를 언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우리 병원은 클라우드EMR '트루닥'을 이용하고 있어 병원 외부와 집에서도 진료 예약이 돼있던 환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예약된 모든 환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 공유하며 향후 진료 일정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보통 병의원이 화재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일단 화재 현장에서 즉각 대피를 하고 다음에 진료예약이 있는 기존 환자들에게 연락하는 일이 필요하다. 클라우드EMR은 환자의 의무기록을 집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벗어나서도 환자들에게 연락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 추가로 깨닫게 된 것은 의사협회 공제 이외에도 민영보험사의 화재보험에도 별도로 가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휴업 손해 보상 담보를 추가로 들면 화재 수습 과정에서 휴진으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 금액도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다.
-진료에서 쓰이는 EMR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따로 있을까.
2022년 국제의료기기전시회 KIMES에서 맨처음 클라우드 EMR을 접해서 알게 됐고, 기존의 EMR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당신의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개원한 권순재 원장으로부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최초로 ‘트루닥’을 사용해 정신과에 특화된 EMR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간접 경험하면서 트루닥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됐다.
트루닥은 기존에 사용하던 설치형 EMR에 비해 문제 상황 발생시 실시간으로 대처하고 소통이 잘 이뤄지며 보완 사항에 대해 업데이트가 즉각적으로 되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쓰던 설치형 EMR에서 위약금을 지불하고 클라우드EMR 트루닥으로 변경했다.
-트루닥 도입 후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트루닥만의 차별화된 장점이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트루닥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특화돼 있고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돼있다. 트루닥이 다른 EMR에 비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척도검사들이 많다 보니, 별도의 척도평가 사이트에 가입할 필요가 없고 검사지 발송, 종이차트 보관으로 인한 문제에서도 자유로워 사용하기에 편리한 점이 많았다.
또한 클라우드 EMR 트루닥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돼 퇴근 후 필요한 업무를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모바일에서도 EMR 접속이 가능한 트루닥 뷰어를 개발해 업데이트 과정에 있다고 하는데, 계속 진화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의사-환자 간 신뢰가 가장 중요...환자 상태 호전시키는 믿음 주는 의사
-타 개원의에게,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의들에게 트루닥을 소개하고 싶은가.
개인적으로 트루닥은 정신과에 많이 특화돼 있는 EMR이라고 생각하지만 타과에서도 UI가 깔끔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일부에서는 개인정보보호 문제의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화재, 정전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병원 내 서버에 의존한 설치형 EMR보다 오히려 보안에 안전한 측면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현재 운영하는 의원은 어떻게 개원하게 됐나.
2020년쯤 우연히 메디씨앤씨 의사 헤드헌팅 서비스 'H-링크'를 통해 현대해상 화재보험에서 의료자문을 하는 사의로 1년 6개월간 일을 했다. 정신과 사의로 일하면서 업계에선 처음으로 정신과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오롯이 내 것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했다. 그러던 중 2021년 10월 양도양수를 통해 현재 의원에서 개원했다.
일반 병의원 봉직의가 아닌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보니, 양수를 통해 개원을 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개원하기까지 총 소요기간이 2주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마 왠만한 의사들 중에 나보다 더 개원을 빠르게 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2021년 11월에 개원해 벌써 햇수로만 3년이 조금 넘었다.
-환자의 진료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지금 있는 병원의 입지가 회사 인근이면서도 주거지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환자들 가운데 판교 등지에서 일하는 젊은 개발자들도 많고 인근 거주 주민들도 반반이 섞여 있어 환자들의 요구사항이 다양하다. 개원한지 3년이 넘어가는 지금도 개원 컨셉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야탑 인근에 개원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6개가 있고, 요즘에는 그만큼 정신과 개원도 경쟁이 치열하다.
내가 환자와의 진료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뢰다. 비록 진료는 환자와 의사로서 만나는 것이지만, 정신과의 특성상 진료가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가 치료 과정에서 서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사 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비록 치료 중간에 여러 이유들로 인해 환자가 치료반응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환자들로 하여금 치료를 지속하게 하고, 결국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호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와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토대로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
-끝으로, 척박한 의료환경 속에서 개원을 준비하는 다른 동료 선후배 의사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한 마디.
개원을 결심하면서 최대한 가늘고 길게 살자고 생각했지만, 최근 의료환경에 대한 급변으로 인해 다방면에서 개원의를 옥죄고 있다고 느껴진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는 보험 진료를 주로 하는 임상과이기 때문에 보건의료 정책에 상당히 영향을 크게 받는 측면이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하기 때문에 병원 홍보에 있어 기존에 비해 어려운 점이 많아졌다.
수년 전에 비해 개원 환경이 녹록지 않을 수 있고 개원의로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닌 것이 현실이 됐다. 이런 현실을 미리 알고 적절히 대응한다면 척박한 의료환경 가운데에서도 잘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