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3.10 06:26최종 업데이트 17.03.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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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이라고 달라진 게 있나"

복지부·공단·심평원 모두 의사 수장이지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일 심평원 제9대 원장으로 충북의대 내과 김승택 교수가 취임한 가운데 '의사' 출신 심평원장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의사가 심평원장을 맡는다고 해서 진료비 심사 방식과 의료기관 평가 등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기대도 이미 접었다는 분위기다. 
 
현재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본부, 심평원 등 주요 보건의료기관의 수장은 모두 의사이며, 심평원의 핵심인 진료심사평가위원장 역시 의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인사들은 의사들 입장에서 불합리한 제도나 지침만 늘어갈 뿐 희망적인 정책을 찾아볼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모 지역의사회 회장은 "물론 공공기관 수장이 의사라고 해서 의사 편을 들어주는 것은 맞지 않지만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만큼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한데 비의사 출신과 전혀 다른 게 없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종합병원 전문의 B씨도 "과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였던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했을 때 의사들은 어느 정도 기대하는 면이 있었지만 원격의료나 한의약 육성사업 등에 앞장 서는 모습을 보며 실망이 적지 않았다"면서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취임했을 때도 의료계는 수가 협상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했지만 결국 기대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이라고 해서 의사 편향주의적인 정책을 밀어붙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어도 전문성을 발휘해 의료현장에 적용 가능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일방적인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의사들은 김승택 교수가 심평원장에 취임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SNS에 "올바른 소리 한번 못하고 자리만 지킨다", "환자 진료에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방해는 말라", "의사 마인드는 이제 없을 것"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모 대학병원 C교수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의사가 공공기관의 장으로 취임했다면 그냥 행정가로 보면 된다"면서 "오히려 모르는 사람은 두려움이 있어 정책을 밀어붙이지 않지만 잘 아는 사람은 거침이 없어 의사들은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의사협회가 심평원장 취임에 대한 논평조차 내놓지 않은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 취임한 김승택 심평원장이 '무차별적 삭감', '심평의학', '평가를 위한 의료기관 적정성평가' 등의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다운 행보를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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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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