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이미 논의는 한참 전에 끝났고 구체적인 세부 고시안까지 다 만들어졌다. 정책이 며칠 뒤에 시행되는 마당에 궐기대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정책과 관련이 있는 의사회 회원들도 집회에 많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미 정책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2시에 진행된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관리급여 저지 궐기대회' 모습. 물리치료사 1000여명이 참여했다.
통과된 관리급여 문제가 '의료기사법 개정안' 논의와 연관?
애초에 의협이 궐기대회 개최 자체에 우려를 갖고 있었다는 정황도 있다. 정책 시행이 확정된 상태에서, 오히려 관리급여 문제가 부각되면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의협은 처음부터 이번 궐기대회를 '대외적으로 반대 메시지는 명확히 전달하지만 너무 요란스럽지 않게' 진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협은 2023년 타 단체들과 연대해 간호법을 저지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엔 관리급여 저지에 뜻을 함께 하고 있는 물리치료사협회와는 연대 의사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는 하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의료기사법 개정안'과 연관이 있다.
물리치료사들이 관리급여 전환으로 인한 피해를 명분으로 '의료기사법 개정안' 통과에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의협 고위 임원은 "관리급여 문제가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며 "관리급여는 이미 건정심을 통과했고 의료기사법은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 이번 집회가 어디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뒷북 궐기대회' 비판과 저조한 참여율이 겹치면서 의료계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항상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할 때가 있다. 이번 궐기대회를 보면 김택우 회장의 투쟁력이 이대로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집회를 뒤늦게 했으면 제대로라도 해야 하는데 타이밍도, 화력 지원도 아쉽다"고 전했다.
인천광역시의사회 조병욱 전 총무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협 임원과 직원들만 다 나와도 오늘 궐기대회 참가자 수 보단 많았을 것"이라며 "오늘 궐기대회는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