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임직원의 헌신과 희생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거친 의료환경에서 성과 없는 헌신과 비효율적 회무는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의협 대의원회 정능수 특별감사단장이 의사협회에 대한 특별감사 총평에서 한 말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9월 3일 임시총회를 앞두고 30일 '2015년 의협 회무 특별감사'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의협 대의원들은 지난 4월 정기총회에서 2015 회기년도 감사결과를 보고 받았지만 부실감사라고 지적하며 재감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의원회는 이철호, 정능수, 최장락, 이용진 등 4명을 특별감사로 임명해 2개월간 의협 회무 전반을 감사했다
이용진 특별감사는 "추무진 집행부는 회원들의 민심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필건 한의사협회 회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의료법을 위반해 골밀도 측정 시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발하지 않은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또 감사 결과 추무진 집행부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복지부, 한의사협회와 의료일원화 논의를 하지 말 것을 권고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의협은 지난해 복지부, 한의사협회와 협의체를 꾸려 의료일원화 논의를 하면서 '빅딜' 논란에 휩싸였다.
한의사들에게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하는 조건으로, 2025년 한의대 폐지를 포함한 의료일원화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의사들은 의협에 협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고, 의협 대의원회 역시 더 이상 논의를 하지 말라고 집행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특별감사에서 추가 논의를 한 정황과 함께 2건의 거짓보고를 포착해 임시총회에서 다시 한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용진 특별감사는 "의협은 C형 간염 집단감염을 초래한 의사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하면서도 정확한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집단 감염을 초래한 당사자는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협회는 아무도 현장조사를 나가지 않았다"면서"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국민들은 의사들이 다 주사기를 재활용하는 줄 안다"고 비판했다.
지난 달 보건복지부로부터 현지조사를 받은 안산의 J원장이 자살하자 안산의사회, 비뇨기과의사회, 의혁투 등은 항의추모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추무진 회장을 포함해 의협 집행부에서는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추무진 회장은 최근 경기도의사회가 주최한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 추모대회 및 현지조사 개선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했다가 의사들로부터 야유와 항의를 받아야 했다.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용진 특별감사는 "의협 집행부에 컨트롤 타워가 없고, 상임이사들은 업무를 내 일처럼 알아서 찾아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원들이 바라는 것은 안정 속의 혁신"이라며 "절망 속의 배신을 원치 않는다"며 추무진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원격의료 현장을 방문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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