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 'n조 클럽' 기업이 7개사로 집계됐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을 넘어섰고, 유한양행은 처음으로 2조원대에 진입했다.
31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내 제약사부터 바이오텍, 진단기업 등 주요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 149개사의 별도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총 7개사가 n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7개사의 2024년 평균 매출액은 2조614억원으로 전년 1조6857억원 대비 22.29% 증가했다. 2024년 평균 영업이익은 4353억원으로 전년 3463억원 대비 25.69% 늘었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3조 클럽 입성…영업이익 1·2위
7개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성장을 주도했다. 유한양행은 2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녹십자와 대웅제약, 한미약품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종근당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감소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3조7092억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7.99% 증가한 수치다.
2023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9388억원으로 별도 기준 매출 1위를 기록했으나, 2024년에는 셀트리온이 추월했다. 이는 의약품 위탁생산(CMO) 매출 발생과 기존 제품 매출 성장세, 신규 제품 매출 비중 확대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렘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의약품 사업 부분의 기존 제품의 매출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렘시마SC(미국 상품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신규 제품의 연간 매출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신규 제품의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연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올해는 신규 포트폴리오 출시와 원가율 개선,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조4971억원으로 3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00% 늘어난 결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성장 요인으로 4공장 매출 상승과 1~3공장 풀가동 등을 꼽았다.
아울러 올해 매출 전망치를 5조5705억원으로 설정하고, 사업 확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도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3214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셀트리온이 1조211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각각 전년 대비 9.74%, 89.67% 성장했다.
유한양행·녹십자·대웅제약·한미약품 성장세…종근당은 소폭 하락
유한양행과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지만, 종근당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02% 증가한 수치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음으로 증가률이 높았다. 이는 렉라자의 라이선스 수익 증가 등에 따른 영향이다.
이뿐 아니라 주요 제품의 매출액 확대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유한양행이 공개한 주요 15품목 중 9품목이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572억원에서 2024년 701억원으로 22.55% 증가했다. 연결기준으로 살펴보면 연구개발비 증가와 종속회사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3.8%(570억원→549억원) 감소했다.
녹십자는 매출 1조2760억원, 영업이익 6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47%, 191.56% 성장했다. 연결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1조6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알리글로 미국 진출 등의 실적이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으며,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늦은 독감 유행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은 매출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56%, 22.75%씩 성장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판매 확대가 실적에 영향을 준 모습이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지난해 18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는 혈당 강하 효과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있었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1조1141억원, 영업이익은 1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2.37%씩 증가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70%, 63.84%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종근당은 7개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매출은 1조5593억원,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7%, 63.40%씩 감소했다. 이에 종근당은 2023년 CKD-510 기술수출 계약금의 회계 인식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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