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초고가 의약품 스핀라자가 캐나다에서 성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를 시도했으나 자문위원회로부터 반대 권고를 받았다. 성인에게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이점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보건의약기술평가원(Canadian Agency for Drugs and Technologies in Health, CADTH)이 최근 스핀라자에 대해 SMA 성인 환자에 대한 급여 적용을 반대한다고 최종 권고했다.
스핀라자는 주사 1회 가격이 약 1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고, 2019년 4월부터 제한적으로 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5q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로 ▲5q SMN-1 유전자의 결손 또는 변이의 유전자적 진단을 받은 경우 ▲만 3세(생후 36개월) 이하에 SMA 관련 임상 증상과 징후가 발현된 경우 ▲영구적 인공호흡기(1일 16시간 이상, 연속 21일 이상)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모두 만족해야 하고, 급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사전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급여 투약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4개월마다 투여 유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캐나다에서는 2017년 허가를 받은 뒤 대부분 주에서 18세 미만 환자에는 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나 성인은 사례별로만 적용되고 신청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는데 오래 걸린다. 연령이나 SMA 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급여를 적용하는 곳은 퀘벡주가 유일하다.
CADTH의 전문가 위원회(Canadian Drug Expert Committee, CDEC)는 올해 5월 발표한 권고 초안에서 성인 SMA 환자 치료에 미충족 요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나, 스핀라자가 실제로 보행 상태에 관계없이 II형 또는 III형 성인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내렸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성인 환자에서 스핀라자를 평가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는 리얼월드 관찰 연구에서 가져왔다.
CDEC에 따르면 이러한 데이터는 스핀라자 치료가 일반적으로 운동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캐나다 성인 SMA 환자를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 환자 집단에서 통제되지 않은 특성과 높은 선택 편향 등 한계가 있었다.
또한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SMA 진행 방식이 상당히 변동성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 대부분이 물리치료와 같은 다른 중재법도 받고 있었다.
따라서 CDEC은 근거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운동 기능 점수 변화 또는 유지가 스핀라자 투여의 결과라 결론내릴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후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 이해 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이번에 최종 권고를 발표했다.
바이오젠 캐나다 측은 "권고에서 CADTH는 성인 환자에 대한 미충족 의학적 요구와 스핀라자가 신체 능력을 개선하거나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관찰연구에서 생성된 리얼월드근거(RWE)를 인정했다"면서 "그러나 RWE가 성인 환자에 대한 무작위 임상시험 데이터 없이는 결정적이지 않다고 간주해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권고에 구속력은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주정부가 SMA 치료에 대한 자금 지원 확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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