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세브란스병원 조감도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사업비 급등으로 개원이 지연되고 있는 송도 세브란스병원에 추가 공사비 3000억원이 투입된다. 다만 2028년까지 개원하지 못할 경우 부지 회수 조치가 예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강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에 추가 공사비 3000억원을 투입하기 위한 변경 협약을 올해 하반기 체결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당초 4000억원 규모로 계획됐지만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총 사업비가 7000억원대로 급증했다.
변경 협약안에 따르면 추가 공사비 가운데 1000억원은 연세의료원이 자체 부담하고, 나머지 2000억원은 인천시 산하기관이 최대주주인 SPC(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가 연세대에 대여하거나 개발이익을 우선 활용하는 방식으로 조달된다.
박성진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은 “큰 틀의 협약안은 마련된 상태이며, 세부 협의를 거쳐 시의회 및 투자기획위원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원 못 하면 5만평 부지 회수”…사업 지연에 ‘초강수’
인천경제청은 2028년 말까지 병원이 개원하지 못할 경우 연세대가 조성원가로 매입한 송도 11공구 연세사이언스파크 부지를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부지는 약 5만평 규모로, 회수 시 연세대 측은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 본부장은 “기존 협약에도 포함된 조건으로 부지 회수는 가능한 사안”이라며 “사업 지연을 더 이상 허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당초 2026년 개원을 목표로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약 8만59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3층, 800병상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연세의료원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병원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지만, 공사비 급등과 투자 구조 문제 등으로 개원 일정은 지속적으로 지연돼 왔다.
수도권 병상 규제·의료전달체계 개편…“분원 전략 자체 흔들”
이번 사례는 최근 대학병원 분원 사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과거 주요 대학병원들은 수도권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원 설립을 적극 추진했지만, 건설비 급등과 의료 인력 확보 어려움, 수익성 불확실성 등이 겹치며 사업 지연 또는 재검토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병상 총량 관리 강화와 상급종합병원 역할 재정립 등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 병상 증가를 억제하고 중증 중심 의료체계를 구축하려는 기조가 강화되면서 대형병원 확장 전략 자체에 제약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의료계에서는 대형병원 분원 사업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 병원 확장과 환자 유입을 전제로 분원 사업이 비교적 공격적으로 추진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병상 규제와 의료전달체계 개편,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지으면 된다’는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 병상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향후 분원은 단순 확장이 아니라 실제 운영 가능성과 정책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수익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형 투자까지 동반되는 구조라 병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향후 분원 사업은 과거처럼 확장 중심이 아니라 정책 환경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분원 사업이 더 이상 단순 확장 전략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