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양우)은 바늘 없이 레이저로 말초혈액을 채혈할 수 있는 레이저 채혈기 40대를 1월 도입했다고 11일 밝혔다.
바늘없는 채혈이 가능한 레이저 채혈기는 피부의 수분을 이용해 레이저로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적은 양의 혈액을 채취할 수 있다. 레이저가 수분을 흡수해 발생된 높은 에너지로 1/10000초 이하의 속도로 피부를 증발시켜 천공을 만들어 채혈하는 원리다.
바늘침(란셋)으로 피부를 찌르는(절개) 방식이 아닌 레이저를 통한 찌르지 않는 비침습식 채혈이기 때문에 바늘에 대한 심리적 공포가 덜하고 상대적으로 통증은 감소된다. 동시에 바늘로 인한 2차 감염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이 지난해 연말 도입, 올해 1월부터 사용하고 있는 레이저 채혈기는 ㈜라메디텍에서 제조한 제품으로국내 식약처와 유럽CE, 미국 FDA, 보건신기술 NET 인증 등을 획득한 신의료기기다.
가천대 길병원은 레이저 치료기의 본격 도입 전 지난해 시범 도입해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 지난해 당뇨로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및 신생아를 대상으로 레이저 채혈기를 시범 적용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에서 기존 바늘침을 이용한 채혈 방법에 비하여 통증이 크게 줄어 환자 만족도가 높았음을 확인했다.
입원 치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들은 하루 최소 4번 이상 혈당 측정을 위해 바늘로 채혈을 하게 되는데 레이저 치료기의 경우 채혈시 통증이 적고, 채혈과 동시에 레이저로 채혈 부위를 살균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는 "하루에도 여러번 혈당을 체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 중에는 바늘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는데 피부에 접촉하지 않는 방식의 채혈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을 줄일 수 있고 실제 통증도 란셋에 비해 덜하지만 충분한 양의 혈액을 채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피부 조직이 얇고 연약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채혈에서도 통증이 줄고상처가 거의 남지 않는 것을 임상 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소아청소년과 조혜정 교수는 "소량의 혈액을 필요로 하는 신생아 대상 검사에서 레이저 채혈기를 이용한 채혈의 통증 반응이 기존 란셋 채혈법 보다 확연히 적고 감염이나 상처 우려가 덜한 장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 받는 환아들의 경우 모세혈관 채혈을 위해 상대적으로 피부가 두터운 발꿈치 부위에서 바늘(란셋)로 아루 3~4차례 채혈을 한다. 레이저 채혈기 사용 결과 신생아들이 표현하는 통증의 정도가 확연히 줄었고 채혈 부위의 상처와 흉터도 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병원장은 "바늘 없는 채혈기의 도입 뿐 아니라 앞으로도 환자의 눈높이에서 불편사항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기기들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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