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5.28 07:25최종 업데이트 24.05.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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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GLP-1 비만 치료제 입지 다지는 노보·릴리…후발주자들, 초기 임상 데이터로 추격

로슈, 1상서 체중 18.8% 감량 '고무적'…아스트라제네카, 차세대 치료 옵션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GLP-1 계열 당뇨병·비만 치료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식을줄 모르는 가운데, 5월 다양한 업데이트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이미 제품을 판매 중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생산 역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조 시설에 계속해서 투자하는 한편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한 데이터 및 장기 데이터도 연이어 발표하며 매출을 더욱 늘리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들의 도전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후발 주자인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와 로슈(Roche)는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를 노리며 후보물질의 초기 임상 결과를 공유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GLP-1 치료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항체 개발에 투자했다.

릴리, 미국 인디애나 제조시설에 총 90억달러 투자…젭바운드 API 제조역량 강화

릴리는 미국 인디애나주 레바논에 있는 제조 시설에 4월 37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24일(현지시간) 53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총 투자액은 90억 달러다. 2026년 말부터 의약품 생산을 시작해 2028년까지 운영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터제파타이드를 주 성분으로 하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와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원료의약품(API) 제조 역량을 강화한다.

릴리 데이비드 릭스(David A. Rick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조 투자이자 미국 역사장 합성 의약품 API 제조에 대한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면서 "이 멀티 사이트 캠퍼스는 젭바운드와 마운자로를 포함한 최신 의약품을 생산해 파이프라인 성장을 지원하고 최신 기술과 자동화를 활용해 효율성, 안전성, 품질 관리를 극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릴리는 터제파타이드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2020년부터 대규모 제조 시설 확장에 들어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22년 마운자로, 2023년 젭바운드를 허가받았으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계속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 새로운 제조 시설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제조 인프라에 크게 투자해왔다. 또한 최근 위스콘신주에 있는 주사제 제조 시설을 인수하는 등 지금까지 제조 시설에 투자한 금액은 180억 달러가 넘는다.

이 외에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최근 미국과 이탈리아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추가로 계약을 체결했다.

노보, 4년간 체중 감량 유지 및 만성 콩팥병 데이터 발표…추가 적응증 신청 계획

릴리보다 앞서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노보는 최근 열린 유럽비만학회에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최대 4년 동안 체중 감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이터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체중 감량량과 관계없이 4년 동안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을 유지하고 심혈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SELECT 심혈관 결과 연구에 참여한 환자를 200주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위고비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그 기간 동안 초기 체중 감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군은 65주까지 일관된 체중 감소를 보였고, 그 후에도 4년 동안 체중이 반등하지 않고 유지됐다. 위고비군의 체중은 평균 10.2%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1.5% 감소에 그쳤다. 위고비군의 52%가 2년 후 낮은 체질량지수(BMI) 범주로 전환했고(위약군 16%), 12%는 건강한 BMI를 달성했다.

SELECT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체중 변화와 심혈관 결과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환자의 시작 체중과 체중 감량량에 관계없이 위고비 치료가 심혈관 결과를 개선하는 것이 관찰됐다. 경증 비만 환자나 체중을 약간만 감량할 수 있는 환자도 위고비로 임상적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어 유럽신장학회에서 새롭게 공개한 3상 FLOW 판독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부전 발병, 신장 기능의 50% 이상 악화, 신장 관련 또는 심혈관 관계 사망으로 구성된 연구의 1차 복합 평가변수도 달성했다. 이 복합 평가변수는 위약군에 비해 위고비군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24% 낮았다.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가능성을 18% 낮추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등 주요 2차 평가변수도 충족했다.

노보는 3월 미국 FDA로부터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의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 적응증을 승인 받은 데 이어 만성 콩팥병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 받기 위해 올해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질랜드, 1상 저용량 데이터 발표…하반기 고용량 탑라인 결과 예상

후발 주자들도 노보와 릴리를 따라잡기 위해 연구 개발이 한창이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질랜드는 최근 GLP-1/GLP-2 후보물질 다피글루타이드(dapiglutide)의 1상 DREAM 임상시험의 저용량 데이터를 발표했다.

질랜드에 따르면 다피글루타이드 4㎎은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체중 감소율이 2.9%, 6㎎은 4.3%였다(위약군 2.2%). 운동이나 식이요법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개입은 임상시험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다른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건수가 적었고, 임상시험 중단 사례도 없었다.

자세한 데이터는 향후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 1상 시험의 탑라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질랜드 데이비드 켄달(David Kendall)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이번 결과는 저용량의 다른 인크레틴 기반 요법을 사용한 단기 치료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13주간의 1상 용량 적정 시험에서는 최대 13㎎의 고용량 다피글루타이드를 평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관찰된 내약성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향후 더 높은 용량을 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로슈, 카못 인수로 확보한 후보물질 1상 결과 발표…"베스트인클래스 기대"

로슈(Roche) 제넨텍(Genentech)은 지난해 카못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확보한 GLP-1/GIP 이중 작용제 CT-388이 1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24주 추적 관찰 결과 CT-388은 체중을 18.8% 감소시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치료받은 환자의 100%가 24주 후 5% 이상 체중 감소를 보였고, 45%는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했다.

더불어 하위 그룹 분석에서 연구 시작 당시 당뇨병 전단계였던 참가자 모두 치료 24주 후 정상 혈당 수치에 도달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혈당 상태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로슈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이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번 데이터는 지속적인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통해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치료제가 될 잠재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로슈는 이 후보물질을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골격근량 보존 치료제 개발 식스픽스에 8000만달러 투자해 인수 옵션 확보

지난해 중국 에코진(Eccogene)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경구용 GLP-1 후보물질을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가 새로운 계열의 비만 파이프라인을 추가할 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식스픽스 바이오(SixPeaks Bio)는 1억1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시리즈 A 투자로 3000만 달러를 확보한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와의 전략적 협력으로 8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식스픽스를 인수할 수 있는 독점권이 포함된다.

식스픽스는 건강한 체중 감량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버산트 벤처스(Versant Ventures)의 릿지라인 디스커버리 엔진에서 탄생한 기업이다. 인간 골격근량을 강력하게 보존하는 액티빈 IIA 및 B 수용체 항체를 개발했다.

GLP-1 기반 치료법은 비만 및 관련 동반 질환에 대한 효능이 입증됐다. 그러나 체지방 감소와 더불어 근육량도 감소할 수 있으며, 근육 감소는 이러한 약물로 인한 체중 감소의 최대 40%를 차지한다.

식스픽스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선도 분자가 마른 쥐와 비만 쥐 모델 모두에서 단일 제제 및 GLP-1 작용제와 결합했을 때 근육량 보존에 있어 잠재적으로 베스트인클래스 효능을 보였다.

또한 자사의 액티빈 수용체 IIA/B 항체를 GLP-1 펩티드와 접합해 근육을 보존하면서 GLP-1 작용제 매개 체중 감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치료제를 개발했다.

협업 조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는 시리즈 A 파이낸싱에 참여해 선불 및 단기 지불금을 포함해 최대 8000만 달러 자본을 투입한다. 대신 선도 항체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서 제출 시점에 합의된 가격으로 식스픽스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샤론 바(Sharon Barr) 바이오제약 R&D 부문 부사장은 "오늘날 심대사 질환과 비만을 동시에 앓고 있는 인구가 이미 10억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지속적인 혁신과 차세대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계약은 기존의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다. 식스픽스와 협력해 선도 항체를 잠재적인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발전시킬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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