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강기능식품 허위·과대광고를 한 의사'라고 적발한 사례들이 전부 한의사와 치과의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가 예시로 든 건강기능식품 허위·과대광고 적발 제품 9개 중에서 8건은 한의사가 만들었고 1건은 치과의사가 만든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일반 소비자들은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모두 의사로 알고 있으며, 의사라고 표기해야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의료전문가 동원 허위·과대광고 적발 9개 제품, 8건 한의사·1건 치과의사 개발
앞서 식약처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와 한의사 등을 동원해 허위·과대광고를 하고 161개 인터넷 사이트에서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해 온 판매업체 36곳(9개 제품)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고 광고하는 41개(건강기능식품 14개, 식품 27개) 제품과 이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 1213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했다. 주요 위반 유형은 ▲건강기능식품 자율광고심의 위반(56건) ▲건강기능식품 오인·혼동(84건) ▲체험기이용 등 소비자기만(20건) ▲타사 비방(1건) 등이었다.
이에 대해 한 의료단체 관계자는 11일 식약처가 허위·과대광고 적발 사례로 꼽은 9개 제품을 모두 추적한 결과를 제보했다. 의사와 한의사가 허위·과대광고를 했다는 9개 제품 중에서 8건이 한의사(미국 한의대 출신 1명 포함) 문제였고 1건은 치과의사 문제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식약처가 자율광고심의 위반으로 적발한 '○○의사가 만들었다는 탄탄플란트정’ 제품은 알고 보니 치과의사가 만든 것이었다. 이 제품은 '잇몸건강', '특별한 7가지 부원료를 사용했다'며 자율광고 심의 내용과 다르거나 심의결과를 따르지 않고 광고하다 적발됐다.
식약처가 적발한 '△△의사가 만들었다는 호리호리신비감다이어트’ 제품은 한의사가 만든 것이었다. 이 제품은 '이젠 내 몸에 맞는 다이어트 체지방은 낮추고 젊음은 올리고, 타 제품에 비해 약물에 부작용이 없는 최상의 다이어트' 등의 표현으로 자율광고 심의를 위반했다.
식약처는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한 제품 중에서 ‘○○○ 원녹용’ 제품과 ‘한제원공신보’ 제품은 “면역력·혈액순환에 좋다”는 광고로 적발했다. ‘○○○원장의 황실차가버섯 홍삼환 명품’은 '면역력에 탁월하다'고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도 적발했다. 두 제품 모두 개발에 참여한 사람은 한의사였다.
이를 제보한 해당 의료단체 관계자는 “모든 사례를 추적한 결과 한의사와 치과의사 사례였다. 의사는 전혀 없었다. 이를 마치 의사라고 싸잡아서 비난하면 아무런 잘못이 없는 의사가 비난 받을 수 있다. 한의사와 치과의사라고 분명히 표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식약처, 일반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 사용해야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사'라는 쉬운 용어를 쓴 것이라고 답변했다.
식약처 사이버조사단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은 한의사, 치과의사도 모두 같은 의사라고 이해한다. 내과 의사, 산부인과 의사 등도 편의상 모두 의사라고 쓴다"라며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의료법상 의료인이라는 통칭이 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은 의료인이라는 용어를 어려워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대로 명확한 용어를 쓰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식약처의 의도는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부서에서만 검토한 것이 아니라 이미 기자 출신의 대변인들의 검증을 거쳐 나간 보도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의사가 개발한 제품도 적발대상에 포함됐다가 허위·과대광고 수위가 높지 않아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의사가 만든 제품에 대한 허위 과대광고 사례도 6건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의사들은 자료를 충실하게 제출하려고 노력했고 해당 전문분야 범위 안에 있어서 전문가로 인정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의료계가 용어에 대한 반박 입장을 내면 앞으로 국민들이 이해가 안되더라도 의료법에 따른 용어를 쓰겠다고 밝힐 수 있다. 그러나 의료인이라고 표기하면 소비자단체로부터 어려운 용어를 사용한다고 지적받을 수 있다”라며 "의료단체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일반 국민들의 이해를 위해 의사라는 넓은 범위의 표현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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