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4.20 16:51최종 업데이트 23.04.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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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국 비만미용학회 회장 "의대정원 늘려도 필수의료 아닌 미용성형 의사만 늘어날 것"

대비치+대비체 통합 첫 학술대회 성공적 개최...기형적 저수가로 미용 의사 늘면 가격덤핑 심화 우려

대한비만미용학회 황승국 회장은 "두 학회간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국제적인 학회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비만미용체형학회(대비체)와 대한비만미용치료학회(대비치)가 통합한 대한비만미용학회가 지난 1월 공식 출범했다. 회원수 1만2000명, 임원진만 82명에 이르는 대규모 학회로 출범한 것이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첫 대한미용학회 통합 학술대회에서는 1500여명이 등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대규모 학회로 발돋움한 만큼, 앞으로 미용성형 분야의 대표적인 학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비만미용학회 황승국 회장(성형외과 전문의)은 “미용성형, 특히 비만에서의 대표적인 두 학회 간 통합을 위해 자연스럽게 모였다"라며 "반대 의견이 일부 있긴 했지만 회원들 모두 큰 뜻, 큰 그림을 보고 하나로 뭉쳤다”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비만을 포함해 수요에 맞춘 미용 트렌드,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기능의학 등이다. 황 회장은 “세 가지를 합쳐서 시너지가 나는 학술대회를 구상했다"라며 "통합으로 이뤄낸 첫 학술대회에 두 학회가 하모니를 이뤄서 비빔밥이 됐는데,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채웠다”고 했다. 

학술대회에 참가한 업체만 해도 159개에 달했다. 업체들도 두개 학회 통합 이후 춘계·추계를 합쳐 연간 4번 학술대회 부스에 나가던 것이 2번으로 줄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황 회장은” 의사들도 많이 참석하고 업체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의사들에게 제품이 노출되면서도 부스 비용을 아낄 수 있다”라며 “학회는 영리단체가 아니다. 학문적인 지식을 서로 나누면서도 업체들에도 자신의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도록 했다”고 밝혔다. 

황승국 대비치 회장이자 대비체 고문, 통합을 전제로 대비체 회장 선출  

학회 통합 과정에서 황승국 회장의 역할이 컸다. 통합 직전 황승국 대비치 회장이자 대비체 고문이 대비체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학회 간 통합이 화두로 떠올랐다. 대비체가 통합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황승국 대비치 회장이 대비체 회장으로 선출됐다. 

황 회장은 “대비치 회장을 1년째 맡던 가운데 대비체 회장이 바뀌는 상황에서 두 학회를 합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라며 “대비체에서 10년 이상 고문을 해왔고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 보니 회장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가 성형외과 전문의인 만큼 성형외과에서 일부 반대 의견도 나왔지만, 그는 미용성형 분야에서 활동하는 의사 대부분 전문의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GP라는 개념 자체가 원래 있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사들은 대부분 전문의다”라며 “젊은 세대는 수련을 받지 않기도 하지만 기존 40대 후반 이상의 의사들은 대부분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고, 시대 흐름에 따라 미용에 뛰어들었다. GP라는 표현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황 회장은 학회 역시 미용성형에 관심이 있는 의사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고 문호를 개방했다. 대신 학술대회를 통해 꾸준히 학문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본인이 노력하고 공부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채운 다음에 미용성형 시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학회는 최소한의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만약 다른 학회들도 통합을 하려면 목표 지향점이 같아야 한다. 황 회장은 “한 사람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목표 지향점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일어날 수 있는 내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결국 학회 통합은 학회 간 화합을 통해 잘 융화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 수 늘려도 필수의료에 진출 안해...미용성형 의사 늘고 가격 덤핑 우려 

미용성형 분야에서도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으로 의료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특정 정당이 편한 대로 입법하고 힘의 논리로 밀어부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일부 간호사가 시술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환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순 없다. 간호법이 통과되면 간호사들 역시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아닌 미용의원까지 시도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면적을 생각하면 넘치는 수준이다. 의사들 모두 자긍심을 갖고 각자의 전문과를 선택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의 과를 버리고 자꾸 미용성형 분야로 뛰어들려 한다”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아무리 의사를 늘려도 의사들이 지방은 물론 필수의료에 뛰어들지 않고 미용시장만 확대되는 악순환이 반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회장은 “미용성형 의원도 너무 많다 보니 실력으로 돌파하지 못한 곳들의 가격 경쟁이 심하다. 특히 보톡스를 1만원에 놓거나 점을 100원에 빼는 등 ‘미끼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의사 수를 늘려도 필수의료 공백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미용성형의 가격 덤핑만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타과에서 미용에 관심이 있다면...가족에게도 시술 가능할 정도로 공부  

만약 타과에서 미용성형 영역으로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황 회장은 적극적인 공부를 통해 가족에게도 시술할 수 있는 자신감을 꼽았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의 미용성형 영역이 확대된 것은 유례 없는 의약분업 때문이다. 의약분업과 함께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지면서 의사들에게 노력봉사만 요구하는 수준”이라며 “의사들이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미용성형 영역으로 넘어오곤 하는데, 무조건 환자를 본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황 회장은 “내 딸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해당 시술을 자신있게 할 수 있으면 하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안하는 게 낫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미용성형 영역이라 하더라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원가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기본적으로 지식을 쌓으면서 기술을 익히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끊임없이 축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대생들도 수련을 받지 않고 일반의로 미용성형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경계했다. 기본적으로 의사는 응급처치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의사라면 기본 수련을 받는 게 맞다. 소명의식을 갖고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의료현실을 탓하며 어설프게 미용에 뛰어들고 가격 덤핑을 한다면 무슨 보람을 느낄 것인가"라며 "의사라는 진로를 선택했다면 양심에 어긋나는 의료행위를 해선 안된다. 미용시장에 정말 진출하고 싶다면 미용과 관련된 전공을 수련받으면서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황 회장은 “앞으로 통합 대한비만미용학회가 반석 위에 정착하고 한 단계 나아가려는 것이 임기 중 목표”라며 "학문적으로 기반을 다지고, 외국 의사들과 활발히 교류해서 국제적인 학회로도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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