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입원환자 진료 공백을 해소하고,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업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의 현실을 점검하고 가야할 방향을 기획 연재한다.
[1편]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살 길이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2년간 해보니까 교수들도 이게 살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박선미(소화기내과) 교수는 24일 내과학회가 주최한 '제1회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워크샵'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시행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충북대병원은 2015년 8월부터 내과병동에 입원전담전문의를 배치하기 시작해 현재 5명이 주중 5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원환자 진료를 전담하고 있다.
박선미 교수는 "절박한 심정으로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당시 내과 전공의 지원이 줄고,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되면서 입원환자 진료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충북대병원 일부 인턴들은 2014년 업무 가중에 항의해 파업했고, 내과는 2015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5명의 정원에서 단 한명도 뽑지 못했다.
그래서 내과 교수들이 TFF를 만들어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도입을 병원장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또 내과 교수들은 전공의 진료상한제를 과감하게 도입, 전공의 당 25명 이상을 맡지 못하도록 했다.
박선미 교수는 "1명의 전공의가 26명 이상 절대 보지 못하도록 하고, 주 80시간을 지키도록 했다"면서 "이를 초과하면 교수가 맡든지 아니면 퇴원시키라고 했고, 주말 당직은 과장 이하 교수들이 맡는 게 일상화됐다. 그래서 실제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전원 시키기도 해 병원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고 환기시켰다.
박선미 교수는 "병원장과 정말 많이 싸웠다"면서 "기존 시스템을 놔두고 입원진료와 전공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병원이 투자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도입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내과 환자와 수익이 크게 높아졌고, 입원 직후 진료 신속성이 3.27배, 궁금증에 대한 답변이 2배, 주치의 만남이 3.9배, 의사 접근성이 4.5배, 면담시간 만족도가 3.5배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직업 만족도도 높다.
박 교수는 "평일 주간 근무를 하다보니 주말 여가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노동강도가 높긴 하지만 주간에 모든 환자 진료를 끝낼 수 있으며, 2차 병원에 비해 재교육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도입후 전공의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박 교수는 "전공의 충원 목표를 달성했고, 전공의 주 80시간 수련표준안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입원환자 진료 외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초음파, 내시경 등 기타 술기와 외래환자 진료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대병원 내과는 올해 전공의 정원 5명 모두 확보했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맡지 않는 야간과 휴일 업무를 현재 교수와 전공의들이 맡고 있어 궁극적으로 이를 해소해야 한다.
또 전공의와 교수 사이의 모호한 직업군으로 남아있어 역할과 지위 규정 개선이 필요하고, 번아웃될 정도로 노동강도가 높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충북대병원은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충원해 이들이 전담하는 통합병동을 만들고, 내과 안에 입원전담의 분과를 개설하는 한편 정규직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박 교수는 "교수들이 입원전담전문의를 부러워하고, 상대적으로 불만도 있지만 교수와 입원전담전문의는 목적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박 교수는 "앞으로 전담간호사도 배치해 장기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매력적인 직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도입, 전공의 환경 개선은 병원이 한 게 아니라 내과 교수들이 병원을 압박해 성사시킨 것"이라면서 "2년간 해보니까 교수들 사이에서 이제 살길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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