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회장 "윤석열 대통령은 박민수 차관·김윤 당선인에게 그만 속고 의료계와 대화 시작하자"
서로 백지상태에서 만나 대화할 용의 갖고 있어…외국의사 진료 허용 주장한 총리 사퇴 요구도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과 김윤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더 이상 속지말고 의료계와 백지상태에서 만나 대화하자. 당장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임 회장은 외국의사를 들여와 의료공백을 해결하겠다는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에 대해 "국민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총리는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임현택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모든 힘을 쏟고 바뀌겠다고 했다. 진심일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의사를 악마화해서 오직 복지부 장관이 되고 싶은 마음 밖에 없는 박민수 차관과 관료들 입맛에 맞는 청부용역을 하며 가계 평균 자산 7.7배에 달하는 큰 돈을 벌고 국회로 간 김윤 당선자 같은 폴리페셔들이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들이 주장한 것은 의료개혁이라고 포장지는 요란하지만 국민과 의사를 갈라놓고 위험을 정작 대통령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들 주장은 건물을 짓는데 철근을 빼고 대나무를 넣자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젠 수수깡을 넣자는 애기다. 지금 무너진 의료체계는 수십년이 지나도 복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는 통일된 안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의료계는 변함없이 통일된 안으로 원점재논의를 말해왔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뿐"이라며 "서로가 백지상태로 만나 대화할 용의를 갖고 있다.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상태를 두고 볼 것인가. 이제 2000~1500명 등 요구를 더 이상 하지 말고 일단 양쪽 모두 철회해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논의하자"며 "일본은 의사수급 분과위원회 22명 중 16명이 의료현장을 잘 아는 의사들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실질적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의료개혁협의체를 만들어 원점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특위는 의료현장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필수의료 위기 상황을 논의해야 하는데 복지부 입김이 들어간 멤버 구성인 것은 누구나 안다"며 "비슷한 구성으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있다. 돌려막기도 아니고 같은 인사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보정심 회의록 작성과 '외국의사 수입' 등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임현택 회장은 "처음엔 자료가 없다고 하더니 이젠 있는 것도 같다고 한다. 회의록은 회의 당시에 작성해 회의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회람하고 이미 공개됐어야 하는 것"이라며 "자신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공무원들을 밤샘 야근을 시키며 이제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회의록이 아니다. 이런 것만 봐도 얼머나 의대증원 논의가 졸속으로 이뤄졌는지 보인다"고 비판했다.
외국의사가 국내 진료를 하는 것이 큰 문제 없다는 총리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총리처럼 함부로 하는 말들이 국민 생명을 얼마나 하찮게 보는지 반증하는 것이다. 자신들은 급하면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큰 병원으로 언제든지 치료받을 수 있으니 괜찮고 국민들은 나몰라라하는 식의 발언이다. 총리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안나 총무이사도 "부유한 집안 자제들 중에서 의대 입시를 실패하고 헝가리의대 등 외국의대를 나온 이들이 있다. 국내 의대를 나온 이들의 면허 취득율은 100%에 육박하지만 이들은 30% 정도 밖에 안 된다"며 "해외 의대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우회경로로 국내 의사면허를 따려고 하는 이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 우수한 교육을 받은 전공의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전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 등과 갈등 상황이 2020년 투쟁 당시 전공의들의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관련해 임 회장은 "전공의들이 2020년 투쟁 때의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투쟁이 잘 마무리 됐어야 하는데 안 좋은 모습으로 끝났다. 사정이 분명히 있지만 당시 대전협 회장이 말을 여러 번 바꾼 문제가 있었다. 그 책임을 최대집 회장에게 떠 넘긴 것이 문제"라며 "최 회장도 합의를 반대하는 전공의와 학생 요구를 뿌리치고 도장을 찍은 점 등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는 박단 위원장이나 전공의들의 문제가 아니며 진심을 다 한다면 전공의들도 저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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