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29 11:29최종 업데이트 22.03.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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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서 '400만→1200만원' 진료비 폭탄맞은 미국 국적 환자

환자 "당초 알려줬던 비용의 3배" vs 병원측 "원무과 확인 필요하다 안내"...내국인 대비 높은 '국제수가' 영향 탓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한국 국적이 없는 미국 시민권자 A씨는 지난해 한국 방문 중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심장조영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가 진료비 폭탄을 맞았다.

당초 의사와 코디네이터의 말을 믿고 400만원 정도의 진료비가 들 것이라 예상했는데, 정작 진료비 계산서에는 12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찍혀 나온 것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진료비 400만원이라더니 최종적으론 1200만원 찍힌 계산서 발급 

A씨의 설명은 이렇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던 중 심장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라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당장 10월 중순에 3개월 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고, 급하지 않은 것이라 여겨 계획했던 대로 한국을 찾았다.

애초에 한국에서 진료를 받을 생각이 없었던 그는 친구와 친지들의 권유로 11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심장 관련 검진과 외래진료를 받게 됐다. B교수에게 심장조영술과 스텐트 삽입술이 필요해 보인다는 얘기를 들은 A씨는 자신이 잠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시민권자라 한국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며 예상 비용을 문의했다.

B교수는 미국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코디네이터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어볼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코디네이터에게도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란 사실을 언급하며 비용을 물었으나 대략 4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나올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A씨가 받은 진료비 고지서. 사진=A씨 본인 제공  
며칠 뒤 A씨는 B교수에게 시술을 받았다. 스텐트는 1개를 삽입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원무과를 찾은 A씨의 부인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당초 예상했던 비용의 3배가 넘는 진료비가 청구됐기 때문이었다. A씨 내외는 병원측에 항의했지만 결국 비용을 지불하고 병원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던 A씨 내외는 당초 예정됐던 방문기간이 끝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병원 측은 소통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A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코디네이터가 A씨에게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면서 정확한 비용은 원무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A씨가 원무과를 찾지 않았다”라며 "추후 A씨의 문제제기로 병원 차원에서 200만원을 감면해주고 최종적으로는 1200만원이 아닌 1000만원이 부과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A씨측은 “당시 원무과에 확인하라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 예상 비용을 잘못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병원측으로부터 사과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 측이 처음부터 진료비를 제대로 전달했다면 미국 보험에서 보장하는 병원에서 진료와 시술을 받았을텐데 억울하다. 감면된 금액도 원래 예상했던 비용 400만원에 비해 2.5배에 달한다"라며 "터무니없이 초과한 진료비에 대해 병원이 책임진다는 입장이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기본 진료비 대비 3배 차이 국제수가는 문제 없을까 

그렇다면 예상 진료비 고지 과정에서 빚어진 소통 문제와 별개로 1200만원이라는 고액의 비용이 청구된 것은 어떤 연유일까. 이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를 내는 내국인과 다른 수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각 의료기관은 외국인 환자 대상 진료수가(국제수가)를 내부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경우 3배의 차이가 나는 국제수가를 매기고 있는 것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이 해당 치료를 받았다면 실제 본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400만원 정도였을 것”이라며 “반면 외국인 환자는 보통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교수 역시 “비보험인 외국인 환자 대상 국제수가는 임의로 책정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의료기관 입장에선 보험료를 내지 않는 외국인 환자 대상으로 비용을 더 받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이 뒤따른다. 국제수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병원들은 통상 급여 수가에 2.5~3배 정도를 국제수가로 적용한다”며 “보험 적용이 안되는 외국인들의 경우, 병원들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돈을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에 더 높은 비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높은 국제수가는 '고무줄 진료비'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보건청이 자국 환자들이 자주 찾는 우리나라 10개 대형병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직원을 보내 감사를 진행했다. 일부 국내 병원들이 아랍에미리트인들에게 진료비를 과도하게 올려받는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국제의료협회가 외국인이 자주 받는 시술 등 20여개 항목에 대해 적정 진료비 범위를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지만 구속력은 없는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비급여 진료 비용처럼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외국인 환자 대상 국제수가 역시 의료기관이 정하는 것은 특별히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해외진출법’에 의거해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양식에 따라 진료계약서 및 예상 진료비를 별도로 작성해 안내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만약 코디네이터가 환자에게 원무과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면 100% 병원 책임이라 보기는 애매하고, 절차상의 문제로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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