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12 12:41최종 업데이트 23.03.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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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영래소아청소년과 노영래 원장님, 가족처럼 존중하며 치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입상작]⑥ 정은석씨 "의원이 아니라 사랑방인거죠?"

메디게이트뉴스 캠페인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동네의원 원장님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환자들의 평소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고 아픈 것이 싹 낫도록 약을 처방해주십니다. 혹시라도 더 큰 질환으로 위험이 있으면 검사를 더 받아보게 하거나 큰 병원에 가보라고 알려주십니다. 환자들은 동네의원에 다니면서 아픈 것도 싹 낫고 동네의원 원장님들과 함께 건강을 지켜나갑니다. 

의료전문매체 메디게이트뉴스는 지난 연말 동네의원을 이용해본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동네의원 이용 일반인 수기 공모전,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에서 입상한 작품 21개를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 회복의 취지로 진행하며, 일차의료기관의 중요성도 일깨워보고자 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상금을 후원했습니다.  

①1등 김선호씨: 경남 창원시 이현연합의원 정창현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②2등 김완수씨: 전북 전주 정덕영안과의원 정덕영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③2등 한정선씨: 대전 성모훼밀리의원 오정균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④3등 강성호씨: 대구 항시원외과의원 장유석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⑤3등 김성준씨: 부산 더편한정신건강의학과의원 권기태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⑥3등 정은석씨: 서울 노영래소아청소년과의의원 노영래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를 키우다 보면 소아과도 궁합이 있다는걸 알게 된다. 이리 저리 유목민처럼 이 병원 저 병원 떠돌다보면 약이 잘 듣는 병원, 혹은 의사선생님이 친절한 병원.  시설이 좋은 병원 등 아이와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고, 그것이 맞으면 아이가 성장하면서도 꾸준히 그 병원을 이용하게 된다.

나 또한 터울진 두아이를 키우면서 큰애와 다르게 잦은 감기로 고생했던 늦둥이 둘째가 돌 무렵쯤 소아과 유목민으로 여기 저기 떠돌다, 동네에서 제법 오래된 소아과를 지인에게 소개 받았다.

나이가 조금 지긋한 의사 선생님과, 솔톤으로 상냥하게 인사하는 간호사님들, 이상하리만큼 소아과임에도 어르신들이 많은 겉보기엔 참 신기한 병원이였다.

항상 아이와 다른 소아과를 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뭔가 시원 시원한 설명이 부족하고 시간에 쫒기듯 흔히 말해 '기계처럼 아이를 대한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었는데, 이 병원은 참 달랐다. 이 선생님은 참 달랐다.

아마 선생님은 나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지 못하실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이는 태어날때부터 오른쪽 발가락 5.6번째 합지증으로 돌 지날 무렵 수술을 했다. 그 수술 때문에 아이에게 한참 죄책감에 시달렸고 너무도 힘든 시기였다.

그 무렵에 찾아간 병원이었는데, 선생님께서 문득 날 보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엄마가 너 키우느라 고생이 많으니깐, 훌륭하게 잘 자라야해.”

사실 별말이 아닐수도 있지만, 그 순간 나의 모든 짐이 내려 앉는 듯했다. 내 마음 속에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으로 힘든 무엇인가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위로해 준다는 것, 그 따뜻한 말에는 분명 엄청한 힘이 있다. 지치고 힘든 마음을 단번에 치유하는 명약 중의 명약이다.

그렇게 나는 그 선생님에게 고마움이 가득했다.

병원에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선생님은 내가 누구 엄마인지, 우리 아이들이 누구인지 입구에서부터 마주쳐도 이름을 먼저 부르셨다. 차트도 보지 않은 채 우리 가족 뿐 아니라, 다른 가정의 아이들까지 모두 외우는 듯 하셨다.

그리고 선생님은 누가 들어가도, 어떠한 질문을 해도, 진료가 길어져도 다 설명해 줌으로서 처방에 대한 궁금증이나, 질병에 대한 궁금증을 설명해주셨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선생님에 진료가 길어져 대기가 늘어나도 투덜대지 않는다. 아마 다들 나와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적어도 진료실에 들어서는 순간은 선생님께서 단순히 기계처럼 환자를 대하는 게 아닌, 가족처럼 대하면서 존중해 주고 치료해 준다는 걸 말이다.

가끔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진료를 보러 오신다. 그러면 선생님은 항상 바쁘셔도 문 입구까지 직접 어르신들 거동을 옆에서 도우며 함께 걸어 나오신다. 그 과정에서도 싫은 티를 내거나 힘들어하지 않으신다.

어떤 날은 태어난지 몇 달 되지 않은 아이들도 이름을 부르며 앉아 주시기도 하신다. 물론 코로나 이전의 모습들이지만, 최대한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과 소통하고 인연을 이어 가신다.

그래서 이 소아과는 온 가족이 주치의처럼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무조건 약이 다 잘 듣고 빨리 치유되는 건 아닐것이다. 조금 더디고 불확실하게 진행되는 과정도 있겠지만, 그런 과정이 있으면 또 우리는 선생님과 상의하고 조절해 간다. 선생님께서 그걸 불편해 하거나 싫어하는 내색을 하지 않으시니 소통으로 서로 다시 신뢰하며 치유하게 된다.

나는 이 병원이 단순한 치료목적이 아니라, 오래된 사랑방 같다. 고1 학생인 큰 아이도 늘 이 병원을 이용한다.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으면 “공부하기 힘들지?”란 위로부터 듣는다며, 무거운 가방이 한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몸 뿐만이 아닌, 마음의 치유까지 같이 받는 곳, 정말 사랑방 같다. 가볍게 다녀가는 동네 소아과 의원이지만 뭔가 마음 한 가득 담아오는 느낌이 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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