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환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중국에서 개발한 PD-1/PD-L1 억제제를 미국 시장에 도입해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약값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나왔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종양학센터(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디렉터인 리차드 파즈두르(Richard Pazdur) 박사가 "PD-1/PD-L1 억제제를 포함해 중국에서 만든 치료제를 충국 임상 데이터에 근거해 FDA가 마케팅 승인을 허가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은 3월 29일~4월 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암연구협회(AACR) 학술대회 'East meets West: Chinese pharma explores Western markets' 세션에서 나왔으며 바이오센츄리(BioCentury) 등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BMS의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로슈(Roche)의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머크(Merck KGaA)와 화이자(Pfizer)의 바벤시오(Bavencio, 성분명 아벨루맙),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리제네론(Regeneron)의 립타요(Libtaryo) 등 6개 PD-1/PD-L1 억제제가 승인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IHS Markit)의 제약 가격 및 환급 데이터베이스(POLI)에 따르면 옵디보(100㎎)와 키트루다(100㎎), 바벤시오(200㎎)의 도매가격(WAC)은 각각 2661.41달러, 4719.40달러, 1572.70달러다.
IHS 마킷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파즈두르 박사는 2018년 여름을 방문했을 때 FDA가 중국에서만 생성된 임상 데이터로 승인 신청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고 이에 대해 "좋은 품질이라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또한 FDA가 규제 결정을 내릴 때 가격을 고려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도 "FDA가 가격을 고려하지는 않지만 저렴한 PD-1/PD-L1 억제제를 환영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파즈두르 박사는 "이미 효과 크기(effect size)를 알고 있기 때문에 비열등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 위험성이 거의 없다"면서 "중국에서 개발된 PD-1 억제제에 대한 중국 임상연구는 미국의 임상연구와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규제검토 과정에서 거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 약물은 분명히 매우 유사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약물 승인에 대해서는 거의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파주두르의 접근은 가치 사슬에서 파마 섹터의 입지를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중국 당국과 중국의 소수 혁신제약사들에게 환영할만한 소식이다"면서 "중국은 2018년 12월 중국에서 개발한 첫 PD-1 억제제인 상하이 준시 바이오사이언스(Shanghai Junshi Biosciences)의 투오이(Tuoyi, 성분명 토리팔리맙)에 대한 판매 허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투오이 가격은 키트루다의 중국 리테일 가격인 100㎎ 당 1만 7918위안, 2667.18달러)의 1/3 이하인 240㎎ 당 7200위안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개발한 PD-1 억제제를 미국 FDA가 승인할 수 있다는 파주두르의 제안은 미국 당국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중국 임상시험 데이터 품질은 2016년 중국식품의약국(CFDA)이 검토한 중국 임상시험 데이터의 약 80%가 위조됐다고 발표한 이후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중국 임상시험 데이터 품질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미국 FDA가 중국 자료만으로 중국 제품에 대해 마케팅 승인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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