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협의체 릴레이 칼럼
젊은의사협의체는 지난 4월 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주축이 돼 출범한 단체로, 전공의·공중보건의·의대생·전임의·군의관 등 40세 이하 의사들로 구성돼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주요 의료현안과 관련한 젊은 의사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칼럼을 격주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 발전에 대한 기사가 많아지고, 이런 기술들이 미치는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기사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는 크게 2개의 혁신적인 AI 기술이 자리잡고 있는데, 하나는 이제는 더 이상 모르는 사람이 없는 챗GPT(거대 언어 모델, Large Language Model)고, 다른 하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특히 이미지 생성형 AI)다.
각각의 기술 그 자체는 그럴듯한 텍스트를 만들어 내는 기술과,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물론 그런 고도화된 기술 자체로도 대단한 것이지만, 그 기술이 적절하게 응용돼 만들어내는 결과물 들은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반작용으로 몇몇 직업군들의 큰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이미지 생성형 AI는 일러스트레이터(삽화가) 뿐만 아니라 사진 모델의 일자리를 거의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거대 언어 모델에 반대해 헐리우드 작가 연합에서는 시위도 벌어졌으며, 작곡계에서는 AI가 만든 음원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꼽은 인공지능 대체 가능성이 가장 낮은 직업인 화가, 사진작가 등의 창의적인 직업군이 7년만에 오히려 가장 먼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은 이런 인공지능 기술 발전 방향과 그 응용의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증명한다.
최근 의료계에서도 비대면 진료라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이슈가 한창 뜨거웠었다. 물론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전통적인 IT 기술에 속하고, 기술의 이슈라기 보다는 규제의 이슈로서 앞선 예시와는 결이 다르다. 그러나 전에 없던 기술이 기존 의료 환경에 도입될 때의 파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비대면 진료 기술은 좀더 크게는 디지털 헬스라는 분야에 속하는 다른 여러 기술 분야 중 하나다. 디지털 헬스는 보건의료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산업분야를 말한다. 비교적 새로운 산업 분야고 그 정의는 계속 확장되는 중이며, 여기에는 모바일 헬스케어, 비대면 진료, 디지털 치료기기,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의료기기 등 많은 분야가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와 디지털 치료기기는 환자들이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 약물 이외의 부작용 적은 형태의 새로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진료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 줄 것이고,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영상진단을 보조해 정확하고 빠른 진단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전에 없던 기술들은 의료 의료 분야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를 혁신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그 반면에 앞선 타 산업계의 예시와 의료계에서 비대면 진료라는 새로운 기술의 예시와 이런 예시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수많은 역사적인 사례들처럼 크고 작은 갈등을 유발할 여지가 있으며,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인 문제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슈 또한 발생할 것이다.
챗GPT 와 생성형 AI 가 갑자기 등장해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처럼 새로운 기술은 소리소문 없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2023년도 인공지능 중 주인공 격인 두 기술은 의료계에 준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또한 의료계는 규제 산업분야이므로 타 산업분야만큼 급격한 변화의 가능성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미래는 완전히 예상할 수 없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날 미지의 혁신적인 기술은 의료계에도 큰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미래의 기술이 갑자기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즉 갑작스러운 변화로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산업동향을 관심있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자세히 살펴볼 필요는 없지만 관심있는 누군가가 이런 새로운 기술과 변화들을 잘 살펴보고 주위에 공유하고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의료 현장과 환자들은 기술의 도입과 활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동시에 가능한 문제점을 사전에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논의는 의료계와 환자 및 산업계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바람직한 방향의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혁신적인 미래의 기술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적용된 미래의 진료현장이 기대된다.
※칼럼은 젊은의사협의체의 공식 입장이 아닌 소속 위원 개인의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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