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폐암 전문가 대다수가 저선량 CT폐암 검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78%의 전문의가 폐암 검진을 국가암검진사업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힌 인식도 조사가 나왔다.
인하대병원 류정선 교수(호흡기내과)와 삼성서울병원 신동욱(가정의학과)교수는 대한폐암학회 홍보위원회와 함께 학회 소속 폐암 관련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각 분야별 전문가 183명을 대상으로 폐암검진에 대한 인식도와 경험을 조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암 검진에 대한 폐암 전문의들은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저선량 CT 폐암검진으로 폐암 조기발견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으며, 95%의 전문가가 폐암검진으로 생존율이 향상 될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팀은 "미국의 한 임상연구에서도 30년 이상 흡연자 약 5만 400명을 저선량 폐CT로 폐암 검진을 했을 때 일반 흉부 엑스레이 검진에 비해 폐암 사망률은 20%, 전체 사망률은 7% 감소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폐암 검진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서도 낙관하는 입장을 보였다. 방사선 조사에 따른 위험과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대해 각각 63%, 83%가 동의하지 않았다. 다만 검사가 수검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88%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류정선 교수는 "조사 결과 폐암 전문의 대부분은 폐암 검진으로 얻는 이점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폐암 조기 검진 도입이 암 사망원인 1위인 폐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전문의 77.6%가 폐암 검진을 국가암검진사업으로 도입하는데 찬성했다. 국가폐암검진사업으로 폐암 사망률이 감소할 것이라 답변한 전문의가 87.4%에 달했으며, 비용 효과적이라고 답변한 비율도 83.6%로 나타났다. 건강 형평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답변도 77.1%에 달했다.
다만 전문의들은 폐암 검진이 국가암검진사업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저선량 폐CT 검사는 주로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79%)이 주 대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검진을 받으려고 흡연력을 거짓으로 꾸며낼 가능성이 있어 전문가 83.6%는 우려를 표명했다.
더불어 신동욱 교수는 "저선량 폐CT를 통한 폐암 검진을 시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비용 부담"이라며 "국가폐암검진사업 도입으로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 비용을 어디서 조달해야 할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 전문의 79.2%는 건강보험이 아니라 담배세로 마련하는 건강증진기금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연구팀은 검사에 부정적인 환자들도 있어 인식개선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폐암 검진을 권고했으나 환자들이 거부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문가 73.8%는 환자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거부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환자들이 자기의 폐암 위험을 부정하거나(67.2%), 폐암 검진의 이득에 대해 잘 모르고(54.1%), 폐암이 발견될까 두려워하는 경우(53.5%) 등이 이유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의사가 돈을 벌기 위해 권유한다고 의심하거나(48.6%), 폐암의 위험을 잘 모르는 탓(41.6%)에 폐암 검진을 미루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저선량 CT 폐암검진에 대한 폐암 전문 의사들의 의견을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로, 향후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반영돼 국민들이 폐암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의학도서관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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