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김찬우 객원기자] 정위 뇌수술(Stereotactic Neurosurgery)이나 신경 내시경 수술(Endoscopic Neurosurgery)등 뇌종양을 제거하는 절제술을 시행하는 신경외과 의사들은 환자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많은 양의 뇌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기울인다.
이들은 수술현미경을 사용해 종양 부위를 최대한 확대하기도 하고, 자동항법장치 등을 사용해 종양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한다. 초음파 분쇄 흡인기를 사용해 종양을 작은 조각으로 파괴시킨 후 이를 흡인하기도 한다.
이들은 CT, MRI 등을 통해 얻은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3D 이미지를 구현해 수술을 한다. 수술 중에도 초음파 영상진단기나 뇌신경 감시 장치 등을 총동원해 정상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종양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나 뇌종양 제거수술을 할 때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크기의 뇌종양을 잘라내는 일이다. 물론 이상이 생긴 부위를 최대한 많이 제거하면 가장 좋겠지만, 잘못하면 뇌기능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대로 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종양을 최소으로 제거하면 뇌종양이 금방 재발할 수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지난 10월 Hyperspectral Imaging(超分光映像,초분광영상) 기술을 뇌종양 제거 수술 분야에 접목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어냈다. 연구팀은 "수술 도중에 이 기술을 사용하면 정상적인 뇌조직과 종양이 발생한 부위의 경계를 어떤 영상 장비들보다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에 따라 보다 정확하게 종양을 제거하고 환자의 뇌 기능 손상도 방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초분광영상 기술은 간단히 설명하면 빛을 잘게 쪼개서 볼 수 있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말한다. 모든 영상진단 시스템에는 필터와 센서를 어떻게 나열하고 구성하는지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파장대가 달라진다.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RGB 가산혼합영상 시스템은 센서에서 각각 빨간색, 녹색, 파란색 등 세 종류의 파장대를 감응, 이를 이용한 색을 혼합한 다음 영상으로 출력한다.
초분광영상은 보편적인 분광기에서 이용되는 정도의 파장 수에 공간적인 영상을 더한 시스템이다. 각 픽셀마다 분광기로 촬영한 듯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가시광선 영역(400~700nm)과 근적외선 영역(700~1000nm) 파장대를 수백개의 구역(밴드)으로 세분해 촬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물체가 빛에 반응해 색을 내고 특정한 복사파장을 감지할 수 있다.
초분광영상은 해상도가 매우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여러가지 영상진단 장비들을 결합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사진 한 장으로 확인할 수 있다.
초분광영상은 원래 군사용 고고도 영상 감시 시스템 등에서 활용돼왔다. 이 기술은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운용하있는 군사 감시위성에 탑재돼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둔하던 ‘알 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급습, 사살한 작전에서도 이 기술이 활용됐다.
초분광영상은 농업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작물의 종류나 수확량, 병충해 피해, 토양의 구성요소, 농약이나 기타 오염물질에 의한 토양의 오염도나 오염원 등을 조사하는 인공위성 등에도 이 기술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의학 분야에서도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활발하게 연구되고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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