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6.17 07:55최종 업데이트 25.06.1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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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치, 지주사 체제 돌입…삼성바이오·삼양바이오팜 등 인적분할 러시

지배구조 투명성 높이고, 사업 전문성·투자 효율성 강화해 리스크 분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홀딩스에 이어 파마리서치까지 인적 분할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투자 리스크를 분리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의 에스테틱 사업을 영위할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마리서치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자회사 관리와 투자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 홀딩스는 현금성 자산, 판교 사옥 등 주요 자산을 보유하며, M&A, 스타트업 발굴, 기술투자 등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신설된 파마리서치는 리쥬란과 콘쥬란 등 주력 의료기기·의약품·화장품 등 기존 에스테틱 사업에 주력하고, 판매, R&D, 해외사업 등 실질적인 영업기능을 전담한다. 강릉 생산공장, R&D 센터 등은 신설법인으로 이관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사업과 투자 기능을 분리해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구체적으로 투자와 사업 기능을 분리해 각 영역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사업부문의 독립 경영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한다는 목표다.

분할 비율은 파마리서치홀딩스 75%(0.7427944), 파마리서치 25%(0.2572056)로, 분할 후 총자산은 파마리서치홀딩스 5802억원(부채 1786억원, 자본 4016억원)과 파마리서치 2195억원(부채 805억원, 자본 139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인적분할은 오는 10월 임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11월 1일자로 확정될 예정이며, 이후 재상장을 추진한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2023년부터 진행해 2025년 완료된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취득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중 하나였으나 인수 과정 중 노이즈가 발생했다. 생각보다 지연된 경영권 취득 과정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리스크 분리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인적 분할을 통해 각 사업 영역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성장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마리서치 IR 자료 중 일부


인적 분할은 기업 전략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다. 회사 측은 그간 파마리서치는 파마리서치바이오, 씨티씨바이오 등 취득 법인의 실적에 따라 본 사업의 실적이 희석됐으나, 분할을 통해 본 사업에 집중하고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배구조 투명성 향상, 연결 손익 왜곡 해소 ▲존속회사의 유상증자 통한 그룹 확장 전략 등의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투자한 자회사의 손익이 본업 실적과 혼재돼 파마리서치 본연의 수익성이 시장에서 과소평가되는 구조였으나, 분할 이후 본업 중심의 신설 파마리서치가 독립된 법인으로 재상장되면서 고마진 구조(현 OPM 30%중반 -> 향후 40% 대까지 상승 가능)에 대한 시장의 직접적인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존속회사인 파마리서치홀딩스는 지난 해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그룹 차원의 확장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 다양한 바이오 및 의료기기 관련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 구체화된다면, 그룹사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분할 비율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분할 비율은 회계상 장부가(Book Value) 기준으로 산정됐으나,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창출력과 브랜드 가치, 성장성은 전적으로 신설법인 파마리서치에 집중돼 있다.

이에 유진투자증권 조태나 연구원은 "주주는 합산 1의 지분을 받지만, 실제 가치는 0.25 에만 담겨있다는 인식을 유발시키기에 매우 좋은 구조"라며 "불편한 분할 비율이 회사 거버넌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경영 승계를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정상수 회장의 장남 정래승·장녀 정유진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이들은 각각 투자전략수립 및 심사총괄과 해외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인적 분할은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후계자 또는 특수관계인이 지주회사 지분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설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조 연구원은 "분할에 따라 파마리서치홀딩스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신설 파마리서치의 지분을 취득하고, 재무적 연결뿐 아니라 지배구조상에서도 확실한 상위구조를 갖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분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특히 실질적인 수익 기반과 미래 성장성이 신설 파마리서치로 이동하는 반면, 그 지분은 존속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형태는, 국내 그룹사 등에서 자주 관찰되는 '지배권 유지, 실질 사업 분리'라는 전형적 승계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주회사는 자산과 지분을 통해 그룹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핵심 지배수단이며, 후계자가 이 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사업 전반을 간접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된다"며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은 지배구조 효율화와 사업 전문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향후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보유 자사주 전량을 6월 20일 소각하기로 했다"며 "소액주주를 포함한 일반주주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법령에 따른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필요시 다각적인 제도적·정책적 보완 조치를 검토해 권익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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