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세라 칼럼니스트]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문제로 의료계는 연일 시끄럽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로 잠시 정부와의 협상이 멈추긴 했지만,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중요한 사실은 건강보험 3저(低)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어떻게 이런 저수가, 저부담, 저보장 문제를 그냥 보고만 있었을까.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사실을 감추려고 하거나 아니면 아예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홈페이지가 개편됐다. 상대가치점수가가 어떻게 개편됐는지 확인해볼 겸 살펴봤다. 상대가치점수는 의사의 행위료를 평가하고 의료행위의 가격인 수가를 산정하는 토대가 된다. 하지만 몇몇 수술에 대한 상대가치점수와 행위료를 접하고선 좌절을 느꼈다.
상대가치점수(Resource-Based Relative Value Scale)는 일선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의료 행위들 간 상대적인 가치의 순위를 매기는 것을 말한다. 수가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로 이뤄진다. 여기에 의료기관 종별가산율을 곱하면 최종 가격이 나온다 환산지수는 상대가치점수당 단가이며 매년 유형별 수가협상에 따라 정해진다.
제왕절개 수술의 의사 행위에 대한 상대가치 점수는 646.14원이다. 제왕절개 수술의 의사 행위료(기술료)는 대략 4만8638원인 셈이다.(상대가치점수 646.14*환산지수 81.4=48,638원).
최종 수술 수가는 의사의 행위료 외에 다양한 변수의 총합으로 계산한다. 여기에 종별가산율(의원 15%, 병원 20%, 종합병원 25%, 상급종합병원 30%)도 가산해야 한다. 제왕절개 수술은 포괄수가제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당장 제왕절개 수술의 의사 행위료만 봐도 제대로 책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암수술을 보자. 위전절제술의 상대가치점수는 1253.19점이다. 이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위암수술(위전절제술) 의사의 행위료(기술료)는 9만2810원이다.
2차 상대가치 개편으로 2020년까지 일부 수술수가가 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수술 행위료에 대한 정상화가 필요하다. 외과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다. 칼을 놓는 외과의사들이 늘고 있다.
의사들이 의료수가 문제를 지적하면서 건강보험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있다. 의사들 스스로 이런 불합리함을 계속적으로 공부하고 공개하고 정상화를 주장해야 한다. 정부가 계속 저수가를 강요하고 그것도 모자라 보장성 강화라는 이유로 비급여의 급여화를 강제한다면 부작용만 낳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지속적으로 정부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사들이 가만 있어선 안 된다. 의사들 스스로 무너져가는 수가, 특히 외과계 수술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
아직 수가 문제에 관심이 없는 의사들이 있다면 직접 묻고 싶다. “수술하는 산부인과 선생님, 이 상태로 계속 수술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의대 교수님, 행위료가 고작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강아지의 제왕절개 비용은 80만원부터 시작해서 300만원까지입니다. 강아지가 사람보다 낫지요? 아니면 사람이 강아지만도 못한 건가요?”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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