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19 06:41최종 업데이트 24.09.19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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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화 이후 1차 치료제로 자리잡은 3세대 EGFR TKI ‘렉라자’

전남대병원 김영철 교수 은평성모병원 여창동 교수 렉라자 특별대담 "환자들이 제한 없이 최선의 선택하길"

 LASER(Lung cAncer Scientific Excellenxe foRum) 심포지엄 장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폐암은 여전히 암사망률 1위를 점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치료 예후는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원격 전이된 폐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약간 상승하는 추세다. 2020년만 해도 8.8%였던 5년 상대생존율이 1년만에 12.1%로 3.3% 향상되며 10%대를 넘어섰다. 

전반적 의학 발전과 조기 진단 확대, 의료진 치료 경험 등이 축적되고 있으며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다수 등장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만 해도 가장 효과적이고 이상반응 위험이 적은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두 치료옵션 모두가 올 1월 1일부로 1차 치료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등 최근 진료 현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었다.

3세대 EGFR TKI 중에서 국산 기술력으로 개발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한국인의 1차 치료에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국산 혁신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EGFR 변이가 아시아인에게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만큼, 글로벌 전체 환자뿐 아니라 다수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인 렉라자가 임상 현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유한양행은 8월 17~18일 전국 호흡기내과 전문의를 초청해 폐암 최신 치료 지견과 연구 동향, 처방 경험 등을 공유하는 LASER(Lung cAncer Scientific Excellenxe foRum)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심포지엄 첫날 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철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여창동 교수가 ‘LASER301 임상을 통해 본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레이저티닙의 역할에 대한 인사이트’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이날 좌장 김영철 교수와 연자 여창동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현황과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 렉라자의 임상적 혜택과 진료 현장에서의 역할 등에 대해 두루 들어봤다.
 
한편, 심포지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일(현지 시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미국 상품명 라즈클루즈(LAZCLUZE))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하면서 렉라자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사진 왼쪽)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여창동 교수 (오른쪽) 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철 교수 

Q. 3세대 EGFR TKI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급여가 적용된 지 반년이 넘었다. 처방 경험도 점차 쌓이고 있을 것이다. 급여 전과 비교했을 때 진료 현장에 변화가 체감할 만한지 궁금하다. 
 
김영철 1세대 EGFR TKI가 처음 개발된 게 2000년대 초반이다. 1세대부터 2세대를 거쳐 3세대 약물들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 상황이다. 1-2세대 치료제를 시작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적고 조절이 쉬우며, 효과나 치료지속 기간이 더 긴 3세대 EGFR TKI로 처방을 시작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올해부터 급여가 적용되면서 임상현장에서 3세대 치료제 위주로 처방하고 있다.
 
여창동 표적항암제를 처방하는 것이 전체 환자에서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환자들에게 어떤 약을 쓰는지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1-3세대 표적항암제 중에서 30%만 3세대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3세대 표적항암제 효과가 1,2세대 대비 좋고 뇌전이도 예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적게 나타나면서 급여가 된 이후에는 3세대 치료제를 일상적으로 처방하게 됐다.
 
발표를 맡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여창동 교수 

Q. 여창동 교수께선 이번 심포지엄에서 ‘LASER301 임상을 통해 본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레이저티닙의 역할에 대한 인사이트’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셨다. 이번 발표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이었나.
 
여창동 3상 임상인 LASER301 임상결과를 소개드리면서 한국인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뒷받침돼 그만큼 자신감도 생긴 부분을 설명했다. LASER301 임상 하위분석 결과에 따르면, 엑손19 결손(Exon19del) 변이를 가진 한국인 환자에서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progression-free survival, PFS) 23.3개월을 달성했다. L858R 치환 변이는 엑손19 결손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당 변이에서도 한국인 환자의 mPFS는 17.8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2차 치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뇌전이 효과가 1차 치료에서도 렉라자의 장점이었다. 뇌전이 환자 대상으로 분석한 두개강 내 PFS(intracranial progression-free survival,iPFS)는 28.2개월로 대조군과 3배 수준의 차이를 보였다.
 
Q. 렉라자는 국산 기술력으로 개발된 TKI인 만큼, 1차 치료의 효능과 안전성을 살핀 글로벌 LASER301 임상에 많은 한국인이 포함됐다. 그간 글로벌 약제의 RCT 연구에서 보기 어려운 다수의 한국인 데이터인데, 결과나 의의는 어떤가.
 
김영철 FLAURA 임상에서 동양인이 62%인데 LASER301에서는 67%로 동양인 비율이 조금 높고, 이중 43%는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환자들의 성적이 잘 반영됐다. 우리나라의 리얼월드데이터(real world date)에 좀더 가까운 연구라는 점에 강점이 있겠다. 특히 한국인 환자들의 리얼월드데이터에 가까운 성적이므로 더욱 관심이 가는 연구다. 약제를 선택하는 데에도 당연히 중요하게 참고하는 임상연구 자료다. 

다국적 임상을 하면 다양한 연구결과가 포함돼 있기 마련이다. 타그리소 역시 개발 당시 임상시험 참여자가 동양인이 많았지만 OS결과에서 동양인에 대한 유효성이 일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렉라자가 그 전철을 밟을 지는 아직 모르지만 효과 자체는 타그리소처럼 좋게 나오기 때문에 지속적인 데이터를 지켜보고자 한다. OS와 결합한 결과를 더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한다.
 
여창동 3세대로 허가를 받은 렉라자와 타그리소를 2대1 정도의 비율로 처방하고 있다. 두 약제를 1대 1로 비교한 게 아니라 각각 임상결과를 통해 효과를 확인한 만큼 두 약제의 효과의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렉라자의 가장 큰 장점은 뇌전이 환자들에게 확실히 강점이 있다고 본다. 신체적으로 약효과가 덜 나오는 환자들에게 선택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옵션으로 자리를 잡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Q. 그간 렉라자 도입부터 EAP까지 1년여간 처방경험에 비춰봤을 때 실제 임상결과에서 눈에 띄는 효과가 느껴진 적이 있었나.

김영철 다발성 뇌전이로 인한 신경증상이나, 심한 폐병변으로 인한 호흡곤란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에서 진단된 4기 폐암 환자들이 경구 약물 치료만으로 눈에 띄게 호전돼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신경외과에서 수술이나, 국소 또는 전뇌 방사선 치료를 권했지만, 현재는 내과적 약물치료로 호전되는 환자들을 함께 경험하다 보니, 신경외과 의료진들도 국소 치료를 서두르지 않고 약물치료의 효과를 기다려서 영상 검사를 추적해 보자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여창동 렉라자를 처방했을 때 며칠만에 종양 크기가 줄어들면서 증상들이 사라지는 것을 봤다. 특히 숨이 차고 일상생활이 힘들었던 환자들도 복용한지 며칠만에 좋아지는 사례들이 있다. EAP프로그램이 시작됐더라도 병원 내 IRB 일정이 미뤄지면서 애타게 기다렸던 환자들이 있었는데 처방을 받고 나서는 3,4일만에 통증이나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보곤 한다.
 
Q. 엑손19 결손 변이, L858R 치환 변이 등 하위변이별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지, 치료제의 효과가 변이 별로 일관된 편인지 궁금하다. 렉라자 임상에서 확인된 한국인 대상 하위변이별 효과나 안전성은 어땠나.
 
김영철 FLAURA 연구에서 엑손19 결손, L858R 치환 변이군 모두에서 1세대 TKI와 비교해 PFS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추후 OS가 발표됐을 때 L858R 치환 변이 그룹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렉라자 역시 PFS가 유의하게 연장됐고, L858R 치환 변이군에서 예상보다 더 좋게 나왔다. 아직 OS 결과를 더 기다려 봐야 하지만, L858R 치환 변이가 있으면 렉라자를 더 고려해 보는 편이다.
 
Q. 실제 뇌전이 환자 대상으로 렉라자 효과는 어떤가. TKI 처방 이외의 별도의 치료가 동반되는 환자가 많은가.  

김영철 FLAURA, LASER301 모두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있는 하위그룹에서 유의한 PFS 연장이 관찰됐다. 단 FLAURA 연구에서 CNS 전이가 있는 하위그룹의 OS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방사선 치료나 FLAURA2 연구와 같이 세포독성 항암제를 병합하게 되면 이들에서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창동 뇌전이 환자에게서 더욱 효과가 좋았다. LASER301에서 뇌전이 환자의 데이터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게 나타나서 뇌전이 의심 환자라면 일단 렉라자를 처방하는 것이 기본옵션이 됐다.
 
Q. 렉라자 처방 경험상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효과와 안전성이 일관되는가. 혹시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김영철 임상 결과와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느낀다. 단 말초신경병 등의 부작용은 조금 더 있고, 설사 등 소화기 증상도 조금 더 있다고 느끼고 있어서 투여 용량을 감량해 유지하는 환자들의 비율이 적지 않은 편이다. 특히 전공의들이 병원에 없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환자들의 사후관리가 필요할 경우에는 좀 지켜보면서 처방하려는 편이다.

LASER301에서 렉라자 투여에 따른 말초신경병증은 약 40%에서 보고됐으나 3등급 이상의 독성은 3%로 보고됐다. 주로는 용량감량과 신경병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약물을 추가로 처방한다. 용량 감량은 21%에서 이루어졌는데 리얼월드에서는 좀더 높은 비율로 용량 감량이 되고 있을 것으로 느끼고 있다.
 
여창동 부작용은 타그리소와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이상감각이라고 해서 팔다리가 저린다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한두명씩 나타나곤 한다. 그래서 말초신경 장애가 의심되거나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신중하게 처방하고 가급적 건장한 체격에서 렉라자를 처방한다.
 
Q. 렉라자(미국 상품명 라즈클루즈(LAZCLUZE))가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으로 최근 미국 FDA에게 승인 받았다. 이번 FDA 승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여창동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에 해당하는 병용요법이다. 결국 한 가지 약제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병용요법은 그만큼 약제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환자들에게 얼마나 더 큰 이득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Q. 앞으로 렉라자가 진료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향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에 필요한 개선 방향이나 기대되는 변화 등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김영철 렉라자가 3세대 표적항암제로써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허가되고 급여도 가능해 진것은 전체 폐암 중에서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렉라자가 다국적 임상 결과들을 바탕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 가지 국내에서 바램이 있다면 현재 렉라자는 1차 치료제 또는 T790M으로 내성이 발현된 환자 대상의 2차 치료제로만 허가되어 있는 상황이라, 세포독성 항암제를 1차로 사용했던 환자들에게는 렉라자를 바로 사용할 수 없다. 가끔은 처음 EGFR 검사에는 음성이었으나, EGFR 검사 결과를 반복해 돌연변이가 확인되는 경우들이 있고, 3기에 준한 항암방사선 치료 중에 4기로 진행되는 환자들은 정의상 2차 치료로써 EGFR TKI를 사용해야 한다. NCCN 지침에서는 TKI 사용력이 없다면 TKI를 기준으로 1차 치료제로써 오시머티닙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이러한 세부적인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한 경우라면 무조건 2차 치료로 판단하고 있어서 렉라자나 타그리소 모두 사용에 제한이 있다.

허가와 보험기준이 신뢰할 수 있는 근거자료와 정책적 판단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임상에서 환자의 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은 허가와 보험기준 뿐만 아니라 환자의 다양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하는 과정들의 연속이다. 따라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의사의 판단을 존중하고 기본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어, 임상의사들이 앞으로 열정을 갖고 진료할 수 있도록 환경이 변화하면 좋겠다.
 
여창동 3세대 치료제가 허가되고 급여가 된 이후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치료 적응증과 선택의 폭이 더 확대되고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약제를 사용하는데 제한이 없으면 좋겠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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