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장기화된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국내 대형병원 로봇수술 사례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건수 자체가 줄면서 로봇 수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3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로 최근까지 병원 내 로봇수술실 사용 자체가 제한돼 왔다. 해당 자료는 최근 A학회에서 주관한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로봇수술은 최소 침습수술을 기반으로, 정밀 제어, 출혈 감소, 감염 위험 최소화, 회복 기간 단축 등 다양한 임상적 이점이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주요 병원들을 기반으로 빠르게 도입돼 전립선암, 갑상선암, 산부인과 질환 등 고난도 수술 분야에서 표준화된 수술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대표적으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로봇수술을 공공의료 시스템에 적극 도입해 2022년 약 3만5000건의 로봇수술이 시행되던 것이 2024년엔 연간 약 7만 건 이상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도 로봇수술이 매년 증가 추세다. 2005년 세브란스병원에 다빈치 로봇 1세대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여러 병원에서 순차적으로 도입해 2023년 기준 전국적으로 총 152대 다빈치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다빈치 로봇 수술 건수는 2021년 4만건에서 2023년 5만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인력 부족을 이유로 최근까지 로봇수술실 이용 자체가 제한적이었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마무리되지 않았던 올해 5월까지도 로봇수술실은 주2회만 사용됐고 6월부터 8월까지는 주3회 로봇수술이 실시됐다.
평소 각 진료과별로 주말을 제외하고 주5회 가량 로봇수술실이 가동된다. 이때 병원 당 로봇수술은 하루에 6건 정도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즉 5월을 기준으로 하면 평소 대비 로봇수술 자체가 2배 이상 줄어든 셈이다.
모든 외과계열 총 로봇 수술 건수를 살펴보면, 해당 시기에 이뤄진 수술은 71건으로 비뇨기과가 39건으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전립선 절제술, 림프절 절제술, 복강경 신절제술 등이 이뤄졌다.
또한 간담췌외과는 췌십이지장 절제술, 간세포암 절제술 등 18건, 대장항문외과는 직장암 수술, 우측 대장 절제술 등 7건이었다. 이외 혈관외과 2건, 산부인과 1건, 상부위장관외과 3건, 소아외과 1건 등이었다.
로봇수술 감소는 전공의 집단사직을 거치며 전반적인 수술 건수 자체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주요 암 수술 건수는 17% 가량 줄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된 6대 암 수술은 3만 8383건으로, 지난해 보다 16.8% 감소했다.
B수련병원 교수는 "최근 로봇수술 자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수술이 주2회밖에 이뤄지지 않은 것은 평소보다 수술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