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08 06:09최종 업데이트 23.05.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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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 거부권 신중론 급부상…이번주 내내 추가 중재안 협의 진행 예정

거부권 행사 따른 총선 악영향 예상되면서 '거부권' 보다 '중재안 조율' 노선…지역사회 문구 포함되나?

사진=대한민국 대통령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여당 내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거부권) 신중론이 급속히 퍼지면서 거부권이 최종적으로 행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당은 무조건적인 거부권 건의 보단 중재안 조율 노선으로 선회했다. 부담이었던 거부권 관련 부정적 여론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8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된 상태다. 법안의 공포 혹은 거부권 행사 기한은 오는 19일로 거부권 행사 여부는 이달 16일 국무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간호법이 여야 합의없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당 내 기류를 보면 거부권 건의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간호법 표결을 단체 보이콧한 직후 서울권 지지율이 7%p나 하락한 것이 '거부권 건의 신중론'이 부상한 결정적 이유다. 

이에 여당 내 일각에선 자칫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조직력이 막강한 간호계 전체를 적군으로 몰아 내년 4월 총선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거부권 민심을 파악 중이다. 

국민의힘은 법안의 본회의 통과로 주춤했던 중재안 협의도 재차 시작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최근 새로 선출되면서 여야 협치 분위기를 조성해 보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전까지 막판 물밑 협상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7일 백브리핑을 통해 "간호협회가 일부 양보하는 내용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고 민주당도 이에 동의한다면 중재안 마련이 충분히 가능하다.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적 화해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간호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긴 했지만 중재안에 대해 지금이라도 여야 합의만 이뤄진다면 정부에 이송된 법안을 그 단계에서 중지시키고 새로 마련한 개정안을 본회의에 올려 즉시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새로운 절충안은 기존에 정부가 내놓은 중재안을 기본 골자로 추가적인 조율이 이뤄진 형태다. 

현재로선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조항을 제외하는 중재안 내용은 그대로 가져 가고 ▲'지역사회' 문구를 유지하되, 간호사 업무를 기존 의료법에서 규정하는 안 ▲'지역사회'문구를 삭제하고 간호사 업무를 원안대로 간호법에서 규정하는 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충안에서 '간호사 처우 등에 관한 법'으로 제명을 변경하는 내용도 원래대로 '간호법'으로 명명하는 안도 고려 대상이다. 

다만 이같은 중재안 도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의는 묘연한 상태다.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고 통과 법안을 폐기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민주당 내 부정적인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여당의 중재안 조율 노력 자체가 거부권 행사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계산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중재안 합의가 이뤄진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간호법을 최종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고 여당에선 대통령 거부권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다만 합의 노력이 무산되면 양곡관리법에 이은 거부권 행사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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