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료 대표 인사' 김용익 이사장 "이재명 정부 의료정책 '야마' 빠졌다…공공병원 100개 더 필요"
'관료 의존형' 보건의료 부분적 대안 집중 말고 민간 주도 의료체계 근본적 변화시켜야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김용익 이사장(서울의대 명예교수)이 중진료권 별로 전국에 '공공병원 총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진보주의 의료 핵심 인사'로 일컬어지는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 김용익 이사장(서울의대 명예교수)이 이재명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야마(핵심 주제)가 빠져있다"는 비판이 내놨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전임 윤석열 대통령 시절 의료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부분적 대안'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는 의료체계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진료권 별로 전국에 '공공병원 총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출신으로 구성된 이른바 '김용익 사단' 창시자다. 그는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 국민건강보험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일명 '의료사회주의자'로 통칭되기도 한다.
김용익 이사장은 28일 오송 한국보건의료인재원에서 진행된 6개 보건복지 관련 학회와 9개 기관들이 모인 '사회정책연합 공동학술대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보건복지 등 사회정책 대한 분석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이날 김 이사장은 현 정부 보건의료 정책 캐치프레이즈인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정책에 대해공공병원 확충의 의도를 숨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료의 공공성을 높이고 공공 의료 인력을 확충해 모두가 동등하게 치료 받게 하겠다. 일차의료 기능강화, 의료전달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현 정부는 광범위하게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키워드적인 정책"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정책의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민간 중심 의료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문제제기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의 공공성을 높이고 공공의료를 확충하자는 것이 표면적 취지"라며 "비슷한 표현이지만 이를 약간 뒤집어서 보면 의료의 공공성을 높이자는 표현의 핵심은 공공병원을 늘려 전국에 깔아주겠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지역·필수·공공의료의 질적 강화가 필요하다는 표현을 피하기 위해서 이베이시브(Evasive, 표현을 얼버무리는)한 방향으로 정책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공병원과 돌봄 복지'를 융합하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도 언급됐다. 김 이사장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처음인데, 돌봄이 향후 복지 국가로 가는 길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돌봄을 계기로 사회 서비스 인력의 노동 여건을 개선하거나 돌봄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유도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해 공공병원을 중진료권 별로 70개 확충하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공공의료 인프라에 노인·장애인 돌봄을 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원을 적절히 배치하면 한국 보건복지 체제를 뒤집어 놓을 만큼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공 인프라가 강화되고 보건과 복지 인프라가 같이 강화되면 이를 바탕으로 돌봄 서비스를 편성할 수 있다. 공공병원을 70개 뿐만 아니라 확실하게 100개 더 확충해야 한다고 본다. 그럼 의료 뿐 아니라 복지 인프라도 이에 상응하게 차원이 달라진다"고 제언했다.
사진=김용익 이사장 발표자료
다만 현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는 전 정부인 윤석열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아 '장기적 방향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비판적 요소로 꼽혔다. 이를 두고 김용익 이사장은 '정책의 야마(핵심 주제)가 부족하다'고 칭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정권의 보건 분야 국정과제 핵심을 보면 지난 정권에서 나왔던 얘기들이 대부분 그대로다. 보건 분야 정책은 모두 의료대란의 후속 대책으로 지난해에 논의됐던 내용으로 핵심적인 근본 대책은 잘 안 보이고 부분적 대안만 존재한다"며 "경제 정책의 인공지능(AI)과 같이 장기적으로 어떤 식으로 보건복지 정책을 이끌어가겠다는 소위 '야마'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사회 정책과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는 정당이 정책을 주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당이 정책을 주도하지 못하면 정책 추진 능력은 관료에게 의존하게 된다. 우리는 박정희 시대에 육성된 '관료 지배 체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교체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1973년 의료보험이 도입된 이후 줄곧 공공성이 강화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사회 보장은 전국민 사회보험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공급 체계는 민간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정당과 정부가 한 번도 이 경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