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22 08:52최종 업데이트 26.06.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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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응급이송 시범사업 성과”…3개월간 응급실 미수용 0건

광주·전북 현장체류 시간 감소, 광역상황실 처리시간 27분→18분 단축

권역센터 중증환자·지역기관 경증환자 수용 증가…9월 전국 확대 추진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지난 19일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료계 일부에서 호남권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의 실효성과 책임 공백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결과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고 현장체류 시간과 병원 선정 지표가 개선됐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중증응급질환에 대한 최종치료 역량을 중심으로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하고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보호 강화를 함께 추진해 시범사업의 전국 확대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19일 2026년 3월부터 5월까지 광주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에서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한정된 응급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응급실 이송 지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구급대, 시·도 구급상황관리센터, 응급의료기관 간 환자정보 공유와 수용 가능 여부 확인 절차를 정비하고, 지역 내 대응이 어려운 질환이나 상황은 광역상황실과 연계해 이송병원을 수배하거나 이송·전원 병원을 통합 선정하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3개월 동안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0건’이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제시했다. 일각에서 우려한 우선수용병원 강제 지정도 없었으며, 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 의료진, 광역상황실이 협력해 극단적 상황으로 넘어가기 전 이송 지연을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6개 응급의료기관 당직의사와 구급대, 광역상황실이 참여하는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결정 위원회(Final Landing Team, FLT)’를 운영해 총 27건의 환자 수용 조정에 대응했다.

전북은 119구급스마트시스템 활용을 강화했다. 그 결과 구급대의 병원 선정 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3분 15초 줄어든 8분 40초로, 27.3% 단축됐다. 구급상황관리센터의 병원 선정 시간은 7분 46초로 전년 동기보다 7분 4초 줄어 47.6% 단축됐다.

전남은 광주 소재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광역상황실 지원 요청을 활성화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료자원 분포의 한계를 보완했다.
 
사진=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주요 지표에서도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증환자(pre-KTAS 1~2)의 현장체류 시간은 광주와 전북에서 감소했다. 광주는 전년 동기 대비 1분 24초 줄어든 16분 6초, 전북은 24초 줄어든 12분 54초였다. 전남은 13분으로 전년 동기보다 18초 늘었지만, 시범사업 미실시 유사 지역과 비교하면 짧은 수준이라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광역상황실 운영 지표도 개선됐다. 구급대가 광역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하기 전 문의한 의료기관 수는 2025년 평균 5.8개소에서 시범사업 기간 평균 3.8개소로 줄었다. 광역상황실이 이송병원 선정을 위해 문의한 병원 수도 2025년 평균 6.5개소에서 올해 3~5월 평균 6.1개소로 감소했다. 선정 처리시간 중위값은 2025년 27분에서 올해 3~5월 18분으로 단축됐다.

응급의료기관 기능에 따른 환자 분산도 성과로 제시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일평균 수용 인원은 2025년 35.6명에서 올해 5월 47.8명으로 늘었다.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환자 수용이 증가해, 경증환자 일평균 수용 인원이 2025년 79.2명에서 올해 5월 86.8명으로 늘었다.

진료 결과 지표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중증환자의 일평균 사망자 수는 2025년 8.3명에서 올해 5월 7.1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입원환자는 39.4명에서 43.6명으로 증가했다.
 
사진=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응급실 미수용 대책을 본격 체계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병원 전 단계의 이송 지연을 줄이기 위해 시범사업을 9월 내 전국으로 확대한다. 전국 모든 시·도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이송지침을 재정비하고 현장 적용에 나설 예정이다.

병원 단계에서는 중증응급질환 최종치료 역량 중심으로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한다. 복지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가 갖춰야 할 진료기능 기준을 지정기준에 명시했다. 올해 예정된 응급의료기관 재지정 평가에서도 인력·시설·장비뿐 아니라 중증응급질환군 치료역량을 평가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 확충도 추진된다. 현재 44개소인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최대 60여 개소까지 늘려 중증응급환자 대응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권역응급의료센터 44개소와 신규 신청기관 37개소 등 총 81개소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신청했다.

의료진의 법적 부담 완화 대책도 병행된다. 복지부는 올해 5월 공포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하위법령을 준비 중이다. 또 필수의료 배상보험료 지원사업 대상을 신생아와 응급 분야까지 확대해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전문의까지 지원한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이번 시범사업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정책 패키지의 본격 완성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며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 먼저 지역 내에서 해법을 찾고 사명감으로 임해준 광주·전라 의료진과 구급대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소방청 최용철 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시범사업은 구급대, 구급상황관리센터, 의료기관, 광역상황실이 지역 여건에 맞는 이송체계를 함께 점검하고 현장에서 작동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시범사업 전국 확대에 맞춰 시·도 소방본부와 지자체 보건국, 지역 응급의료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지역별 이송지침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범사업 전국 확대를 둘러싸고 응급의학계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시범사업 성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의사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규제 강화와 조직 확대를 위한 껍데기 시범사업의 전국 확대를 전문가의 양심을 걸고 반대한다”며 “정부가 시범사업 결과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전국 확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원자료 공개와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 검증, 공개토론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한응급의학회는 시범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학회는 최근 성명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성과적으로 종료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시범사업의 전국 확산과 의료진 법적 부담 완화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제도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밝힌 데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이번 시범사업이 응급의료 분야에서 민간의 창의성과 공공의 협력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가 9월 전국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범사업 성과 지표에 대한 투명한 검증과 지역별 의료자원 격차 보완, 의료진 법적 부담 완화 등 현장 요구를 얼마나 반영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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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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