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6.02 07:22최종 업데이트 23.06.0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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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구 멸균 확인 절차 미실시 병원 35.3%…수술부위 감염 재원 20일 늘었다

인력·수가 부족으로 재사용 의료기기 감염 관리 미흡…"이력관리 시스템 도입·수가 보상 등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기관 내 재사용 의료기구 감염관리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재사용 의료기구 관련 안전 및 감염사고가 완전히 근절되지 못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의료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조사에 따르면 수술부위 감염으로 인한 재원일수는 20.4일이 증가했으며 환자 1인당 330여 만원의 비용이 늘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수술부위 감염의 40%는 재사용 의료기구 감염 관리 등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재사용 의료기구 체계적 관리' 국회토론회에서 "의료관련 감염을 예방하는 일차적 방법은 재상요 의료기기의 소독과 멸균"이라며 "그러나 의료 현장에선 인력 부족과 수가 등의 문제로 재사용 의료기기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이 30일 주최한 '재사용 의료기구 체계적 관리' 국회토론회 모습.  

실제로 2019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144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료기기 멸균 후 결과 확인 절차를 시행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35.3%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의료기기 이력관리 시스템 도입을 해결대안으로 제시한다. 

동국대일산병원 이상형 정형외과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일산병원에 도입된 인공지능(AI) 기반 '수술도구 등 의료기구에 대한 이력관리 및 영상 인식 시스템'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시스템은 주요 수술 기구들의 실시간 위치정보와 사용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로 인해 응급상황에 필요한 수술기구의 이력관리에 도움을 줘 환자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상형 교수는 "수술기구 등 재사용 의료기구 이력관리 시스템은 초기 설치비가 많이 드는데 반대로 수익이 발생하진 않는다"며 "이를 확대하기 위해선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사용 과정에서 감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수가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석환 대한수술감염학회장은 "이력관리 시스템 도입은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오히려 병원 내 의료인력들의 업무를 늘리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재사용 의료기구에 대한 세척 과정에 있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이 부분만 해결돼도 큰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수가와 관련해 모순점이 있다. 현장에서의 불일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답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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